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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상의 완벽한 남자
C. J. 코널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7월
평점 :
⭐⭐⭐⭐
어른들을 위한 평행 세계 이야기. 과연 나라면 갑작스럽게 주어진 낯설지만, 완벽한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만약, 어린 나에게 평행 세계로 가겠느냐 질문한다면 고민도 하지 않고 가겠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었다는 건 그만큼 지켜야 할 것도, 소중한 것도 많아졌다는 뜻이다. 다른 세계의 나에겐 지금 사랑하는 애인도, 자식처럼 아끼는 고양이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세계의 내가 아무리 몸매가 좋고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내게 소중한 존재들이 없다면 그건 완벽한 삶일까?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꿈꿔왔던 또 다른 세계. 나 역시 그러했지만, 막상 현실이 된다고 생각하니 선뜻 좋아할 수가 없더라. <또 다른 세상의 완벽한 남자>를 보면서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 섹시한 몸매, 훨씬 좋은 커리어, 잘생기고 돈 많은 사랑꾼 남편까지... 정말 완벽해 보이는 삶이지만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해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에 공감이 갔다. 철없이 그런 삶을 덜컥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른이 되어버린 거겠지.
설레고 짜릿한 로맨스와 애정씬도 있지만, 이 책의 묘미는 낯선 삶과 원래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조시의 모습에 있다고 생각한다. 읽다 보면 이 책이 왜 '인간의 본성과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소설'로 소개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500페이지가 넘는 긴 소설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가벼울 거라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생각보다 여운이 남더라. 조시가 겪는 갈등과, 마지막 선택까지 따라가다 보면 그녀의 선택에 동의할 수도 혹은 탄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일기를 읽어야 할 사람은 딱 둘뿐이고, 그 둘은 모두 나다. 나 그리고 이 삶의 주인공이자, 또 다른 나 말이다. - P87
난 잘못된 인생에 들어왔다. 빌어먹을 우주가 잘못이라고. 그리고 난 잘못된 남자와 사귀고 있다. 멋지긴 하지만, 잘못된 남자다.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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