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부자는 `제한 속도`를 아는 사람

돈 한 푼 없이 부자로 사는 법 - 진정으로 중요한 것 안에서 발견하는 기쁨
필 컬러웨이 지음, 김재일 옮김 / 뉴스앤조이 / 2008년 1월

2008년도 벌써 2월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삶의 속도가 점차 빨라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단순하고 느린 삶을 향한 욕망 역시 커지고 있다. 우리 삶의 제한 속도는 있을까? 있다면 과연 얼마일까? 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부자라고 말하는 책이 있다. 바로, <돈 한푼 없이 부자로 사는 법>(뉴스앤조이, 2008)이다.

저자인 필 컬러웨이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강연가이다. 그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당신의 삶을 부자로 만든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진정한 부자의 6가지 속성을 발견했다.

그 첫번째가 바로 진정한 부자는 지나친 분주함 속에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속도를 줄이는 곳에 자유가 있고, 단순함 속에 풍부함이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삶을 단순하게 하는 방법 31가지`를 소개했는데, 재미있는 책을 읽어볼 것을 특히 강조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그의 인생을 부자로 만들어 준 것은 한 장의 `도서관 카드`이기 때문이란다.

 
"나는 프랑스의 하수구를 터벅터벅 걸었고, 남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새우를 잡았으며, 백악관의 응접실도 구경했다. 이 모든 것은 위대한 책을 읽음으로써 가능했다. 책은 내개 바깥세상을 열어 주었고, 나의 작은 경험보다 인생에는 더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본문 중

그 외에도 저자는 진정한 부자의 속성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더 들었다.
▷ 진정한 부자는 어떤 순간에서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기쁨과 감사, 웃음을 선택하여, 자신의 삶과 세상을 풍부하게 한다.
▷ 진정한 부자는 더불어 산다. 우정과 사랑이 없는 삶은 공허하다. 위대한 우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나친 기대치를 낮추고 불완전한 타인의 존재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친구의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되 비밀은 지켜주고, 잘못된 것은 직언을 하되 끊임없이 용서하며,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 곁에 있어주어야 함은 기본이다.
▷ 진정한 부자는 돈의 한계를 안다. 돈으로 멋진 집은 살 수 있지만, 행복한 가정은 살 수 없다. 새 차를 살 수는 있어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
▷ 진정한 부자는 주변에 옳은 것을 남긴다. 어떤 순간에도 돌보고 믿어주고 격려하는 모습, 상처와 고통을 평화롭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만큼 주변 사람들을 납득시키고 깨닫게 하는 것은 없다.
▷ 진정한 부자는 영원한 진리를 깨달아 마지막에 웃는다. 그들은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천국을 향한 굳건한 믿음이 그들이 남길 최고의 유산이다.

이와 같이 돈 없이도 내면이 풍요로운 진정한 부자의 속성이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각 장에는 내용에 맞는 위대한 인물들의 명언과 성경 구절들이 적절하게 인용되어 더욱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성공의 열망에 사로잡혀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하다.

다만,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아쉽다. 미국에서 유머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저자는 중간 중간 미국식 유머를 선보이는데, 이를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책을 펼치면, 저자 서문보다도 14쪽에 달하는 국, 내외 추천의 글이 먼저 나오는 것도 문제이다. 각계 각층, 저명 인사들의 지나치게 긴 추천사는 책을 읽어보기 전에 지나친 기대나 거부감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이보다는 저자의 서문(프롤로그)을 통해,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목차를 살펴보며 책 속으로 성큼 걸어들어 가는 것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