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서의 단청
박일선 지음 / 렛츠북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문근영, 박신양이 주연했던 [바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시나요? 김홍도, 신육복의 캐릭터를 넣어 도화서 화원들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 인기있었던 드라마였습니다. 당시에는 조선시대의 화원이라는 직업이 생소해서 몰입해서 봤네요. 신윤복의 극중 형으로 나오는 배우가 신윤복이 받을 죄를 대신 받아 단청소로 쫓겨가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당시 단청화가는 단청쟁이라고 불리며 천대를 받던 직업 중의 하나로 양반의 자제가 할 만한 일이 아니어서 굉장히 굴욕적인 처우로 묘사가 되었지요. 지금보면 단청은 그 어떤 동양예술보다 아름답고 그 치밀하기가 대단하여 작게보거나 크게보거나 장엄함이 느껴지는 미술인데 말이죠.

무늬 하나하나가 의미를 담고있는 동양의 단청. 그 작업방식 또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이어서 단시간내에 여러사람이 효율적으로 작업이 가능하게끔 분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큰 묘사가 없이 복제가 빠르며 이미지 하나하나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꾸미는 요소로 안성 맞춤이었네요. 이런 작업방식을 테셀레이션이라고 하는데, 테셀레이션 이란 쪽매맞춤, 쪽맞추기를 이르는 말로, 일정한 도형이 서로 겹치지 않고 공백없이 무한히 채워질 수 있는 집합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102p) 서양미술사의 에셔 역시 이 기법으로 작업을 진행해 무한증식에 관련한 작업을 했습니다.

서양미술에 오염되지 않은 우리만의 독자적인 예술형태를 유지해 발전되온 단청. 꽤나 과거의 예술이지만 그 화려함과 기호학적인 무늬들로 오히려 세련되게 느껴지기 까지 하는데요. 클림트의 장식을 연상시키며, 디자인 적인 요소로 활용가능성이 충분한 듯 보입니다. 책에서는 벤츠의 엠블럼과 닮은 모양을 찾아내 비교하기도 했습니다.(106p)

현재 단청은 민화와 불화와는 달리 아직 전통예술로 자리를 잡지못해 명맥이 끊길 위기라고 합니다. 책에서 흔하게 치부되는 단청의 역사와 작업방식, 용어, 종류 등 지식적인 면과 동시에 단청이 가지는 매력, 발전가능성 등도 함께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