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치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사신 치바 ㅣ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이사카 고타로. 요즘 한창 인터넷 서점쪽에서 오쿠다 히데오(정확히는 '공중그네')와 함께 뜨고 있는 작가입니다. 공중그네는 전부터 읽고싶었기에 이번에 주문했고, 사신 치바는 제목의 매력에 이끌려서 끼워넣었습니다.

먼저 사신하면 생각나는것이 '데스노트' 였는데, 그쪽의 사신, 레무와 류크와는 다르게 이쪽의 사신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보입니다. 그들은 매번 업무를 수행할때마다 모습이 바뀌는데, 이 일이라는 것이 보통의 것은 아닙니다. 대상의 죽음 집행을 결정하고, 보고한 뒤 그 사람의 마지막을 보는 것이죠. 치바는 그런 업무를 하는 사신중의 하나로, 이 책은 치바를 중심으로 몇가지의 에피소드를 엮어놓은 형태입니다.

작가는 각 에피소드의 완벽한 결말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 점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다른 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을 읽다가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면 이제까지의 에피소드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등장인물 사이의 연관성으로 깜짝 놀라게 되는데, 두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후루카와 아사미'라는 캐릭터에게 동정이 갈만도 하나 딱히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그녀의 태도,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그 모습이 너무나 평온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는데, 읽다보면 쉽게 읽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가 지나갈수록 점점 더 빨리 읽혀서, 결국 다 읽고 나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물론 또 다른 이야기를 쓰는 것은 작가의 마음이겠지만요. 최근에 '노르웨이의 숲'을 힘겹게 독파한 다음에 잡은 책이기에 상쾌했습니다.

소장가치는 충분한 책입니다. 일본 소설이라 쉽게 읽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약간 가볍다고 생각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결정은 본인의 몫입니다.

그 외, 외적인 세부사항.

간간히 들어가 있는 일러스트는 꽤나 투박한감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책의 느낌을 살려줍니다. 표지또한 확실히 '예쁘다'고 칭하기는 어렵겠지만, 개성이 살아있으니 나쁘지 않습니다.

핸드폰 액정 클리너(를 가장한 핸드폰줄)는 불량품인지 고리부분이 부실해서 봉지를 뜯자마자 떨어지더군요. 그날 마침 핸드폰에 달고있던 다른 악세사리가 떨어져서 바꿔볼까 했던 것인데 당황스러웠습니다.

수 많은 리뷰들과 제목에 이끌렸지만...

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ㅣ 원조 '원' 요리 시리즈 2
김용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3년 11월

평소 요리에는 별 관심없는 생물이라 손수 뭔가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에 구매했습니다.

보는 관점은 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리 호평하고 싶지는 않네요.

이 책의 문제성에 대해 무엇보다 지적하고 싶은건 제목에 어울리지 않는 난잡한 구성입니다.

예상은 하셨겠지만, 제목의 2천원이라는 것은 1인분 기준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가격책정에 조금 이해가 안되는 요리들이 훨씬 많긴 합니다. 책 내용의 반은 '2천원으로 밥상차리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고, 나머지 반은 맛집흉내라던지, 반찬, 제빵쪽으로 수록하고 있습니다.

꽤 다양한 요리를 한 책에 담으려고 했다는 시도는 높게 사겠지만, 전체적인 구성상으론 저거 몇개 더 추가할바에 반찬쪽을 더 늘리지 -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습니다. 제목과 명성에 이끌려 구매하시려고 하는 분이라면, 근처 서점에 가서 다른 도서와 비교해보고 본인에게 좀 더 맞는 쪽을 택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 책이 인터넷 서핑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여준다는 건 우수하지만. 한 요리의 레시피가 2면을 넘지 못하는데다가 몇장의 그림과 짧은 글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쉽게 읽힌다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소홀한 부분도 있습니다. 꽤나 꼼꼼한 성격이라 간단간단한 레시피를 보며 당혹스러웠습니다. 책의 뒷면에 보면 간단한 레시피라 보기 좋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뭐 개인 취향이야 다 다르니까요. 꼼꼼한게 필요하다 싶으신 분이시라면 구입을 한번 더 고려해보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간단히 이 책의 장점을 꼽아보자면,

재료들이 굉장히 간단하고 단순한 편이라 구매에 그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간단하게 설명되어있으니 하나하나씩 만들어가며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다른 책들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 정도입니다.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충실해지지 못한 경우이긴 하나, 처음을 지향하는 분이시라면 구매해보는것도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책과의 비교는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