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 뉴스 왜 퍼져나가고 언제 멈출까?
애덤 쿠차르스키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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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GBS (Getting Better Slowly) , 천천히 나아지기


책에서는 희귀병으로 소개되었지만, 긍정적인 단어로 재해석한 것을 더 기억하고 싶다. 기나긴 전염병과의 사투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다리는 일상과 가장 적합한 말이다.


말라리아, 그보다 이전의 문제였던 천연두 등의 역사적인 전염병을 이겨냈던 주력에는 통계학과 수학, 물리적인 모델이 항상 존재했다는 사실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현 세대의 발전된 기술과 과학에 못지 않게 역사 속 많은 과학자들이 전염병을 해석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직접 발로 뛰며 '치료'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던 노력이 진정한 수학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했다. 경험과 정확한 수치에 의한 서술적 분석이 아닌 '모델'을 세워 예측하고 경로를 파악하는 역학적 분석은 이전의 많은 전염병의 사례를 언제든 참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고서와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염병을 조목조목 뜯어보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수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임을 알려주는 책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더 중요한 건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아는 것이었다."


책을 읽고나서, 사람의 광기 및 심리,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의 특성 등에 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19년도 말에 발발한 코로나19사태 속에서 나는 '슈퍼 전파자' 혹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며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탓하거나 비난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전파력이나 전파 가능성은 그 누구도 확정할 수 없는 것이며 그들 또한 전염을 당한 입장일 수 있다는 사실에서 피해를 줬던 사람들을 마음 속으로 헐뜯기에만 바빴다. 그러는 사이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까지 생기게 되고, 감염자는 더 위축되어 바이러스를 깊이 파헤치기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전염병에 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간의 심리와 더불어 전염병을 막지 못한 것이 오늘날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갖고 있던 편견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전염병의 실태에 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모두가 이 시대를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버티는 것 뿐만아니라 그 실상에 관하여 올바르게 알고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진실은 수많은 오류를 한 데 모아야만 얻을 수 있다. - 버지니아 울프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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