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니츠와 아르노의 서신 대우고전총서 38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 앙투안 아르노 지음, 이상명 옮김 / 아카넷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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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이상명 선생님의 라이프니츠 번역.(이전에 책세상에서 나온 선생님의 역서 또한 매우 훌륭했다). 라이프니츠의 저작 몇몇을 원서로 읽어봤던 나로서는 번역어 하나하나를 선생님께서 얼마나 신경쓰면서 일관성 있게 옮겼는지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가독성이라는 측면에 굉장히 신경쓴 흔적이 곳곳에서 보여서 매우 감탄하며 읽고 있다.


아직까지 합리론자들을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3대장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남아있지만 사실은 합리론이라 지칭되는 철학은 데카르트 이후 데카르트 주의자들과 라이프니츠를 걸쳐 볼프에게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유기체적 운동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사상은  이 운동 속에서 파악할 때라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다. 국내에 덜 알려진 말브랑슈 뿐만 아니라 아르노 등등의 다양한 이론적 흐름과 상호간의 대결이 다양한 형이상학적 가설들의 탄생을 가능케 한 것이다.


아르노와의 서신은 라이프니츠 철학의 핵심인 "개체적 실체" 개념에서 예정조화설이 탄생하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저작이다. 여기에서부터  <새로운 체계>를 통해 피에르 벨이나 프랑수와 라미 등등과의  다양한 논쟁이 촉발된다. 이 서간들은 라이프니츠 연구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저작들인 것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논리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아르노에게서 큰 감명을 받았다. 아르노는 편지 16에서 존재와 하나의 관계에 대하여 집요하게 묻는데 이 과정에서 형이상학적 근본 물음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던 까닭에 마치 "근대화된 파르메니데스 편"을 보는 감동을 받았다.


라이프니츠 특유의 정치적이고 간교하며 의뭉스러운 모습을 맛볼 수 있는 대목들도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근래에 나온 변신론을 포함해서 라이프니츠의 주요 저작은 거의 나왔다고 봐도 될듯 싶다. 빠른 시간 내에 신인간지성론과 드 볼더와의 서간문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하여 최근 초기 근대 철학의 영역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라이프니츠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한국에서도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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