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스미 세이코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6살때부터 피아노 치기 시작해서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피아노학원에 다녔나보다. 중간에 바이올린을 잠시 배우기도 했지만 피아노처럼 꾸준히 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난 건반악기보다 현악기가 맞는 스탈인데 초등2학년 때 방과후 활동으로 배웠던 바이올린은 내게 너무도 힘든 악기였다. 아니, 악보 보고 연주하는데까지 한달이 넘게 걸리다니. 한달 동안은 그저 바이올린을 목에 끼고 활을 왔다 갔다 하는 것만 배웠더랬다. 당연히 흥미가 너무도 떨어졌고요. 그리곤 다시 피아노를 열심히 배웠더랬다. 그래서 어린 시절 나의 꿈은 피아니스트였는데... 피아노를 4년 쯤 배웠을 때 뭔가를 깨달았다. 아... 난 안되겠구나. 뭐, 재능도 없긴 했지만 테크닉쪽으로 나에겐 큰 핸디캡이 있었다. 손이 너무 작아서 도에서 도까지 한옥타브를 한번에 치지 못하는 거다. 당연히 연주할 수 있는 악보에 한계가 있었고요. 당연히 제대로 된 피아노 연주회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피아니스트의 꿈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쯤 접어버렸고, 어쨌든 체르니 50은 마스터해야겠다 싶어서 꾸역꾸역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배웠네. 그뒤론? 집에 사둔 피아노 손도 안댔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갑자기 다시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졌던거다. 그때 한참 락 음악에 심취했는데 락밴드에라도 들어가려면 건반을 제대로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수학 과외해서 힘들게 번 돈을 재즈피아노 레슨에 쏟아부었다. 그렇게 몇달 피아노를 배우고 보니 어라... 어릴 때 배울 때랑은 느낌이 완전 다른거지. 제대로 배워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마음도 잠시. 사회생활 시작하니 건반을 두드릴 여유가 거의 없더라. 20대 후반부터는 락음악 대신 재즈며 클래식 음악을 찾아듣다보니 피아노에 대한 갈망이 넘쳐났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더라. 그러다 30대가 되어서 취미로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자했는데 그때 다시 음악에 대한 열정이 확 피어 올랐던거지. 근데 또? 결혼해서 애낳고 나니 하와이에서 백만원 넘게 주고 산 우쿨레레 우리 집에 고이 잠들어 있게 되었다. 도대체 나, 음악 언제 제대로 할수 있겠느냐며 투덜투덜...

 

우리 아이가 올해로 3살이 된다. 만 나이로는 두돌도 안됐지만 슬슬 피아노를 가르쳐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왜냐면 마흔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우리 부모님에게 가장 감사하는 일 중 하나가 나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게 해주신 거라 해야하나? 암튼, 피아노라는 악기는 인생에서 한번쯤은 꼭 다뤄봐야할 악기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물론 제대로 연주하기까지 최소한 1년 이상 연습을 해야하지만 한번 배워두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질 수 밖에 없다는거.

 

그래서 요즘 우리집에 둘 전자피아노를 알아보고 있다. 나도 다시 시작하고, 꼬순이에게도 피아노 레슨을 해줄겸 말이다. <나는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는 바로 나같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멋진 피아노 연주를 위한 손가락 단련 스킬부터, 단시간에 효과를 올리는 스킬까지. 지금 딱 내가 필요했던 꿀팁이 이책에 담겨 있다.

 

방송작가 일 할 때, 지금은 꽤나 유명한 조승연씨를 섭외해서 아침방송을 한적이 있었다. 당시엔 미국 뉴욕주립대랑 줄리어드음대를 함께 다니다며 꽤나 유명했던 시절이었다. 조승연씨는 한국에서 피아노를 제대로 배운적이 없었다. 그러다 미국에서 뭔가 멋있어 보이려고 중학생 시절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다 어느날 어느 대학(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피아노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을 하나다 어느 은퇴한 음대 교수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교수님이 자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바도 되겠냐며 물었단다. 그것도 무료로. 대박!!! 그렇게 그 은퇴한 교수에게 피아노를 배워서 줄리어드 음대까지 들어가게 된거였다. 이전까지 피아노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배워야하는 걸로만 알았는데 조승연씨 이야기를 들으니 꼭 그런것만도 아니더란 말이지. 암튼 그 이야기를 듣고 꽤나 용기를 얻긴 했었다.

 

그래서... 결론은? 얼른 괜찮은 중고 전자피아노를 알아보고 제대로 피아노를 쳐봐야겠다는 거다. 집에 둘데가 없다면 화장실에라도... ㅋㅋㅋ 이책은 피아노가 즐거워지는 팁,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성인이 되어 피아노를 배우는 묘미 등을 언급하며 뒤늦게 피아노를 다시치기 시작한 나같은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피아노 실력을 얻게되는 날까지 이책을 옆에 두고 수시로 펼쳐볼 책이지 싶다. 그래서 나도 요런 비슷한 책 한권 써야겠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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