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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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강신주 선생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떠오르는 책 입니다. 독서의 지평을 넓혀주네요. 더불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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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화는 두 가지 형태로 극단화될 수 있다. 한 형태는 덴마크와 스웨덴처럼 종교가 문화로 용해되어 신을 믿지 않으면서도 종교의 전통이 문화 전통과 관습으로 살아 있는 경우이다. 또 다른 형태는 종교가 자본주의로 용해되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종교의 융합, 발터 벤야민이 우리가 살고 있는 ‘아우라’ 상실의 시대에서 발견한 법칙이다.˝

그러고 보니 더이상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것이 제게는 없는 것 같아요. 아우라 상실의 시대, 신성이 없는 시대는 그만큼 소중하게 다뤄야 하는 것도 없어지는 시대가 아닐까 하는 슬픈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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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물정의 사회학`에서 노명우 선생은 발터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라는 글을 인용하여 캡쳐한 것과 같이 설명하고 있어요.(캡쳐 사진)

이 글을 읽다, 최인훈 선생의 ‘구보씨의 일일`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 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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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에 명동은 전쟁 때 부숴진 대로였다. ‘실존주의’가 처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땐데 말하자면 실존주의적인 거리였다. 푸짐하게 부숴진 거리가 이 지역에 있는 어느 다방에서나 창밖으로 내다보였다. 어느 사람도 별반 영혼이나 빵이거나 간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실존주의는 긴말 접고 ‘不毛’ ‘廢墟’ ‘渴症’ 이런 따위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었다. 구보씨 느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지금의 이, 외국에 가본 일도 없는 구보씨조차 그닥 겁나지도 않게 쓸데없이 되살아난 이 거리보다는 그때의 허물어진 터가 훨씬 건강하였다. 그 허물어진 터에는 날카로움이 있었다. 개화기 이래 명동이라는 이 땅뙈기를 덮어온 껍질이 한 번 부서지고, 맨살이, 이 땅의 벌거숭이 얼굴이 싱싱하게 드러나 있었다. 폐허는 미未개발지와는 다르다. 미개발지는 그저 물질일 뿐이지만 폐허는 사람 손이 간 땅이다. 그러면서 평지에 덕지덕지 분칠한 손때 묻은 땅이 아닌, 말하자면 지령地靈의 살결과 엉킨 채로 있는 땅이다. 지령은 무너져내린 벽돌 틈으로 수시로 들락거렸다. 지령은 낯가림 않는 평등의 신이다. 지령은 거드름도 없는 소박한 신이다. 모든 폐허는 이름 없는 한 신의 제단이다. 그러길래 프랑스의 폐허에서 외쳐진 실존주의라는 넋두리가 여기서도 대뜸 통했던 것이다. 실지로 그때 ‘몽파르나스’라는 것도 여기 있었다. 몽파르나스에 가면 늘 시의 무당들이 마른 명태 안주를 찢으면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지령은 이 자리 저 자리로 다니면서 한 잔씩 얻어 마신다. 그의 임하심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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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의 새로운 천사는 최인훈의 지령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폐허가 되고 다시 재건을 하면서 폐허가 되던 때의 희생은 잊혀지는 모습을 본 최인훈 선생이 자신만의 어투로 `역사의 관념에 대하여’ 이야기 한 것은 아닐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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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코란, 다른 손에는 검`이라는 말 아닌 말을 처음으로 한 사람은 13세기 중엽 십자군이 이슬람 원정에서 최후의 패배를 당하던 시기에 활동한 이딸리아 스꼴라 철학의 대부 격인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1225~74)로 알려져 있다. - p.30

위의 인용으로 이 책의 전반적인 스탠스를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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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은 모두에게 이익이 가도록 조정한다는게 헛소리 라는걸 이제 잘 알잖아요.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이 더 행복해져서는 안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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