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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 로봇 1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정철호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1학년때였던것 같다. SF류의 소설을 찾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아시모프의 로봇 이었는데,로봇이라는 제목만 보고는 뭐랄까 조금 유치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집어든 책이었다.그러나 1권을 다 읽고 책장을 덮는 순간 나는 아시모프라는 작가에 대해서, 그가 쓴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 넘쳐나는 궁금증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 하루에 두세권씩 읽어가며 단기간 내에 이 로봇시리즈와 파운데이션시리즈, 그밖의 아시모프의 여러 단편집들을 찾아가며 읽었었다.꿈많은 시간을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 아시모프의 [로봇]은 내게 얼마나 커다란 상상의 세계를 선물했는지...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인다.단지 그때 학생으로서 돈이 궁했던 탓에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돌려줘야하는 순간이 얼마나 아쉬웠던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 로봇의 개정판이 나온것을 알고는 로봇시리즈와 아시모프의 단편집등을 보이는데로 찾아 모았다. 그리고 그것들은 지금 내 책들중 보물1호로 애지중지 하고있다.아시모프의 로봇에는 로봇들이 참으로 살아있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물론 자아을 가진 인간형 로봇을 소재로 하는 감동적인 소설이나 영화는 많지만, 아시모프의 작품에 등장하는 로봇에서는 여타 작품들에서는 찾지못하는, 단순한 존재감 이외에 또다른 생동감이 느껴진다.그것은 로봇공학 3대원칙에 입각해 구성된 탄탄한 작가의 세계관과,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삶을 변화있게 가꾸어 나가는 로봇들,그리고 그들을 마주하는 인간들의 삶이 황당하다기 보단 [그럴수도 있구나]하는 적절한 동감과 이해를 동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그것은 아시모프의작품 전반에 해당되는 소감이지만..
이야기의 범위를 줄여 이 로봇이라는 소설만을 끼고 본다면, 이 안에서 일어나는 형사 베일리와 인간형로봇 다닐간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는 참 많은것을 느끼에 한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이 베일리 역시 로봇 이라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었다. 로봇들은 사람들의 일거리를 빼앗아가고, 그들의 설 자리를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차가운 금속성으로 만들어진 로봇들에게서 오로지 증오와 편견 이외에는 느껴질 것이 없다.
그러나 베일리는 파트너로서 함께했던 인간형로봇인 다닐에게서, 그런 마음의 벽이 허물어져감을 느끼게 된다.다닐에게서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그를 친구로 받아들이게 되는것이다.그것이 가능할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이라는 기계 덩어리-어찌보면-에 지나지 않을 존재를 친구로서 받아들인다는 것이?로봇 시리즈에서 아시모프는, 끊임없이 인간이 고립된 지구에서 나아가 신 세계를 개발하고 그들이 맞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있다. 그것은 곧 로봇이라는 것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일종의 비유로서 표현하고자 했던것은 아닐까?
요즘 복제인간이나 유전자 조작 생물, 감정을 느끼도록 프로그래밍된 로봇의 개발 등 여러가지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아지고있다.그것들은 과연 인간과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로봇이라는 것은 소설처럼 금속성의 충실한 심부름꾼 그 이상의 존재이유로 과연 인정 할 수 있을까?그 해답은 [아시모프의 로봇]을 읽으며 각자가 천천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