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까, 먹을까 - 어느 잡식가족의 돼지 관찰기
황윤 지음 / 휴(休)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때부터 엄청난 육식주의였다. '고기'는 힘들고 지칠 때 먹으면 힘이 나는 나의 힐링푸드였고, 실제 건강에도 좋다고 생각하며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여지껏 살아오면서 '육식'에 대해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집어 들었던 지난 주말의 시작부터 책장의 마지막 장을 덮던 주말의 끝까지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됐다.

내가 가장 많이 먹고 즐겼던 '고기'라는 것에 대해 정말 무지하게도 살았다. 하나의 생명인 돼지와 소가 내 식탁 앞에 오르는 것. '고기'와 '생명체의 돼지'사이의 어떠한 연결고리를 생각해볼 의지도, 그런 걸 알려주려는 교과과정도 없는 사회 속에서 살았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자 이 책의 저자인 황윤 감독은 '돼지'의 삶과 돼지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공장식 축산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서 비윤리적인 축산업에 대한 부조리를 잘 알려줘서 고마웠고, 이에 대응하는 그녀의 생각과 행동이 멋있었다.

공장식 축산에 대해 이렇게 많은 우리의 세금이 들어가는지도 몰랐고, 지구 온난화와 기후 이상의 주 요인인지도, 아토피와 각종 질병들에 대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 등 책을 읽으며 모르고 살아온 것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다 읽고 난 후의 지금은, 사실 완벽하게 채식을 하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육식을 줄일 수 있는 채식 지향주의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의 입장에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는 책. 그녀의 영화, <잡식 가족의 딜레마>도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다. 채식 ...? 육식 ...? 나에게도 딜레마가 시작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최소한의 육식을 지향하는 것. 올바른 소비와 올바른 축산업의 발전이 되길 바라본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대지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아이들에게도 일어난다. 살마이 삶의 거미줄을 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살마 역시 한 올의 거미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가 거미줄에 가하는 모든 행동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대지는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오히려 대지에게 속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안다. 세상의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이 더렵혀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을 것인가. 돈을 먹고 살수 없다는 것을. - P243

고기를 먹기 위해선 누군가는 동물을 죽여야 한다는 전제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 P281

중요한 건 ‘완벽한 선‘의 요구가 아니라 ‘고통의 최소화‘가 아닐까. 식물을 동물도 먹고, 돼지를 먹으니 개도 먹고 원숭이도 먹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고통의 총량을 줄이는 것이다. 동물을 먹는 것은 오히려 더 많은 식물을 해치는 일이다. - P315

공통된 이유는 채식이 인류의 영적 성장은 물론, 이 작은 행성에서의 생존과 평화에 기여한다는 믿음이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고 풀만 먹는 음식 취향이 아닌 것이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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