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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아이 김홍도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정하섭 지음, 유진희 그림 / 보림 / 1997년 12월
평점 :
큰아이가 책을 참 좋아해요. 자기 주장이 강하고 산만한 아들 녀석이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만 읽으면 정신없이 빠져드는 걸 보면 주변 사람들이 놀라곤 하더라구요. 그럴 때면 '우리 아들 지적인 거 몰랐구나~'하며 우스개 소리를 하긴 하지만, 저도 저렇게 강한 성격의 녀석이 책만 집어들면 순한 양이 되는 걸 보면 신기하긴 하더라구요.
큰아이가 책을 좋아하니 뭐든지 형을 따라하는 한 살 터울의 작은아이도 덩달아 책을 좋아한답니다. 아들 녀석이라 둘이서 뛰어놀면 집안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는데,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둘이 같이 앉아 책을 읽는 걸 보면 부모로서 마음이 참 흐뭇해지더라구요.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저녁 책을 읽어주는 약간의 수고로움이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 때때로 귀찮아도 책 읽어주기를 게을리 할 수가 없네요. ^^
그래도 큰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하고, 작은아이도 아직은 서툴지만 한글을 배워 혼자서도 제법 책을 읽게 되어서 이제는 자기들끼리 알아서 책읽기를 한답니다. 저로서는 한결 수월해진 셈이죠. 그래서 그 시간에 저는 제 책을 읽는답니다. 책을 좋아하는 두 아들 덕분에 저희 집 거실은 진작부터 티비를 치우고 서재로 바꿨어요. 책장에는 아이들 책이 거의 대부분이지만요. ^^
한동안 과학만화에 올인하던 큰아이가 요즘은 우리 전통에 대한 책에 흥미를 보여서 관련 그림책을 살펴보다 이책을 발견했어요. 큰아이가 또 나름 화가거든요. ^^; 아이들 때는 다 그렇잖아요. 그림 잘 못 그려도 그림 그리는 것 좋아하고, 아무데나 여백만 있으면 연필로 그림 그리고. ^^ 저도 평소 김홍도의 그림을 좋아해서 이책을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옛모습이 담겨있는 그림책을 보며 아이가 참 좋아하네요. 저도 아이와 함께 읽었는데 김홍도에 대한 단순한 위인전이 아니라 꿈을 가진 아이가 그 꿈을 이뤄가는 교훈적인 내용의 그림책이라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책을 다 읽은 후 큰아이에게 무얼 느꼈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네요. ^^;;
나중에 멋진 화가가 된 김홍도를 보니 무슨 생각이 들었냐고 물었더니 하고 싶은 것을 이루는 건 무척 멋진 일일 것 같다고 자기도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더라구요. 저는 제 아이들이 어린 김홍도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과 소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김홍도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그것들을 꼭 이룬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이 그러하겠죠. ^^
기대보다 더욱 좋았던 책이었어요. 두 아들 녀석도 재밌다며 많이 좋아하구요. 특히 큰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라며 틈만 나면 이책을 펼쳐두고 여기저기에 실린 그림들을 유심히 보곤 한답니다. 제 큰 아들, 정말 화가가 될 생각인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