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에서 살펴보았듯이 '대량 살육의 세기'였던 20세기는 엄청난 죽음의 시대였다. 거기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것이 '애도'의 문제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이 사랑과 호의를 가졌던 사람이나 제도, 이념을 잃었을 때, 그 현실을 인정하고 잃어버리는 것으로부터 사랑와 호의를 거둬들이며, 그 방향으로 새로운 대상으로 돌리는 정신적 노동을 필요로 한다고 보는데, 그것을 '상(喪)'의 작업'이라고 부른다. 이때의 상(mourning)은 곧 비애, 애도이기도 하다.-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