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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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2명의 성이 똑같다. 부자인가? 정말 아들과 아버지가 쓴 책이었다. 그들 가족 8명이 미국으로 떠나 40여일간을 여행하며 쓴 여행기 아니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태한 유산이 무슨 뜻일까. 책을 읽다보니 알게 되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현재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애초에 즐기기 위해서 오고, 오감이 새로운 것들에 집중하기 때문에 걱정하며 슬퍼할 시간이 없는 거지.

p.90

나도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이 왜 좋을까. 일상을 벗어났기 때문에 그저 좋았다. 항상 똑같은 일상. 그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음식을 먹는 그 새로움이 날 기운나게 하기 때문에 좋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자의 말처럼 여행하며 그 순간순간의 새로움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똑같은 일상의 순간순간에 집중하기는 사실 쉽지 않지만. 여행에서는 가능하다. 그래서 여행이 좋다.

지나치게 안전하게 만들려 한다. 놀이터는 놀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위험과 도전의 재미를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122

맞다. 나 어릴때 이렇게 고무바닥의 놀이터가 많았던가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지 않았다. 나 어릴때 놀이터는 모래바람이 마구 일어나고 한참 놀다보면 친구 머리에 옷에 모래가 잔뜩 묻어서 집에와 엄마에게 혼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의 모래 놀이터였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파트 놀이터며 공원의 놀이터들도 모두 바닥이 고무매트로 아주 안전하게 되어있지만. 뭔가 그 고무의 냄새가 나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어떻게 우리나라에 고무매트 놀이터가 들어오게 된 것일까. 궁금하다. 오히려 아이들은 모래 놀이터에서 촉감놀이도 하고 자신의 상상력을 맘껏 펼치며 모래성을 쌓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멋있고, 고맙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남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그렇게 해야 할 의무도 책임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친절을 베풀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아내는 남편에게 받고자 하는 많은 것들을 스스로 설정하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의 건배사를 "우리가 남이다"로 바꿔보자. 그러면 아내에게 짜증 나고, 울화통 터지는 일들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

p.169

예전에 육아서에서 봤던 부분이 생각난다. 거기에서도 아이를 키울 때 이 아이가 나의 소유라고 생각하기보다 우리집에 온 손님으로 생각하며 그 아이를 대하라는 것이다. 가족끼리 너무 가깝기에 기대하는 것도 많고 의지하는 부분도 많다. 그렇게 의지할땐 의지하고, 기대할 땐 한 껏 기대해놓고 또 제일 쉽게 생각하고 잘못해도 사과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그런 관계가 가족이 되었다. 정확히 너는 내가 아니기에 너는 남이 맞다. 아이든 남편이든 내가 아니니 남이다. 남에게 잘하자. 나에게 특히 가장 가까운 남에게 잘해주자.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주식도 천정을 향해 달려갈 때가 가장 위험한 단계다. 그래서 항상 균형을 깨트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안정될 만하면 흔들어서 무너뜨리고, 다시 안정을 찾을 만하면 흔들어거 재정립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p.191

25년동안 월급 한번 받은 적 없이 각종 사업을 통해 가족을 지켜낸 저자. 어찌보면 안정적이고 편안한 월급쟁이라는 직업을 가져본 적 없고 직접 세상에 도전하고 대결하며 쌓아온 저자의 인생 연륜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늘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애를 쓰는것 같다. 그런데 저자는 그 안전함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럴때 우리는 더욱더변해가는 바깥세상에 발맞춰 우리도 끊임없이 변해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애들한테 줄 수 있는 유산의 일부이기도 하다. 굳이 나이 먹고 힘없을 때, 허름한 유산을 대물로 주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훨씬 유용할 것이다. ... 모르긴 해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1천 번 이상 이번 여행에 대해 말하고, 자랑스러워 하며 행복해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런 소중한 경험을 7천만원을 투자해서 40일 동안 경험한 것이다.

p.199

이 책의 제목이 왜 위태한 유산인지 나왔던 부분이다. 저자는 굳이 나이 먹어 자신의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보다는 이렇게 좀더 팔팔할 때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국여행에 투자함으로써 여행으로 쌓은 가족간의 추억과 경험을 유산으로 상속하기로 한것이다. 멋진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아이들이 커서 집 한채 사주거나 땅을 물려주거나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멋진 유산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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