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즐기기

한심남녀 공방전
신성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4년 6월

 

 

 

한심남녀 공방전

제목에서부터 강한 흥미가 일었다.
사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책의 내용을 점점 알아가면서 얻은
감상은 실제 제목에서 느낀 첫 이미지와 다소 이질감이 있었지만,
왠지모르게 나른한 햇살 아래서 나만 혼자인것 같은
요즘같은때에 그 울적한 오후를 달래기엔 적합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이보다 더 한심할 수 없는
두 남녀가 커플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한 스토리라인 속에서
연신,
"뻔하지 뭐~"
를 내뱉으면서도 좀처럼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아마 지독하게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두 주인공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때문이었던듯 싶다.

다소 과장된맛이 심한느낌이 비현실적이면서도
주위를 둘러보면 사돈의 팔촌 범위내에 한명씩은 있을법한
지극히 소시민적이고도 평범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격한 공감을 이끌어낸 작가의 스토리 구상은 가히 별 5개 만점을 줄 만 하다고 하겠다.

다소의 범위를 한정짓기가 참 애매할만큼 다소 모자란 주인공들을 그리면서도
참 배경지식으로 알고있는 것이 많은 사람이구나 라는 느낌을 계속 들게끔 한
작가의 문체나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삽화적인 비유와 예시들도 마음에 들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이 한심하고도 귀여운 매력이 철철 넘치는
메리와 대구 두 주인공의 해학적인 러브스토리가
여주인공 메리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닌,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남주인공 대구의 심경변화에도
좀 더 focus on 해 주었다면 이야기의 전개에 재미를 불어넣었을 것이란 점이다.

3일만에 단숨에 읽어치워버린 이 재미난 이야기를
많은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느낌으로 감상을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