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만들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항상 망쳐도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심조심, 살살, 걱정하면서, 주저하기보다는 마구, 되는대로, 중간에 되돌아오기도 하고, 그러다 잘 안되면 잠깐 쉬기도 하면서.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번 혹은 다다음번에는 첫 번째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마냥 좋았던 때만 있던 것은 아니다. 그래프로 그리자면 한없이 아래로 추락하기도 하고 오르락내리락 굴곡지기도 했다. 그렇게 곡선과 꼭짓점을 지나서도 남아 있어 더 묵직하다.
나도 땅에 두 발 디디고 살다가 어쩌다 날개를 달 일이 있을 때면 설렘을 주체할 길이 없었던 적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 흉터는 금방 희미해진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게 추억도 점점 아스라하다.
"가죽 가방은 차를 모는 사람이 갖고 다니는 거예요. 집에서 나올 때 잠깐 들었다가 이동할 때 자동차 옆 좌석에 놔두고 어디 들어가서는 의자 옆에 놔두고, 계속 들고 다니지 않으니까 무거워도 상관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