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아프리카
김민호 글.사진 / 안목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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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아프리카'... 아프리카라는 저 먼 대륙으로부터

갑자기 내 남쪽 고향의 동백섬을 떠올렸다. 


사진은 여지껏 보아오던 아프리카의 자극적인 사진들과는 다르다. 

출판사 서평에 나와있듯이 사진들은 철저히 여행자의 시선을 견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굳은 결심처럼 보일 정도로 모두 엄격한 거리감 속에 놓여 있었다. 

마치 이제껏 찍혀진 아프리카의 수많은 사진들에 대한 항거처럼.


반면 사진 곁에 놓여진 그의 글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들 (특히 어머니) 부터, 

그 마음 속에 묻혀있던 상상의 동화까지 

무의식과 의식의 세계를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이 사진집의 특별함이 놓여있다. 


그의 사진이 보여주는 담담함과 무심함이

그의 글이 풀어내는 한 개인의 질퍽한 삶의 얘기들과 결합되면서

실과 바늘처럼 공고한 관계 속에서 하나의 조각보를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낯선 곳으로의 여행 속에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만나고자 하는 대상이 

실은 우리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그 조각보에 연결된 조각들은 

다름아닌 작가 자신의 투영들이다. 


무엇보다 이 사진집을 들여다보면서 

공간적으로 아득히 먼 곳임에도 

심리적인 친밀감 혹은 익숙함에 젖게 만드는 힘에 

주목하고 있다. 


강렬한 사진을 남기려는 허영에 사로잡히지 않고

주제넘게 그들의 삶 속으로 사진기를 들이밀지 않음으로써 

그곳에서만 존재하는 천연 그대로의 본질을 

지켜낼 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뭔가를 입밖으로 내밷자마자 

그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 

그의 신중함이 그곳의 가치를 지켜냈다. 


이 소중한 사진집을 보고, 읽고 나니 

내 고향의 동백꽃 향기가 그리워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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