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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 재미있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그녀들의 안티에이징
김혜경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여성 선배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무언가 대단하고 많이 다른, 어쩌면 나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그녀들만의 노하우를 엿보고 싶었으나...사실은 지금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깨닫고 있는 것들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래서 다행인지도 모른다. 나이든다는게 그렇게 무섭지많은 안은 일일테니까! 인생이라는거 아니 여자라는 거 아니 나이가 든다는거 지금과 크게 다를봐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조금더 경험치가 늘어나는것과 조금더 모든면에서 관대해진다는거 외에는...
저멀리에 다가가면 파랑새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조금더 부가 축척되고 명성과 권리..더불어 행복이 늘어날꺼라고 생각했지만) 나이든 여자 선배들은 끝없이 젊을때와 같은 노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자의 다이어트는 계속된다는 소제목 아래 펼쳐진 얘기 에서는 백조를 빗되어 예를 들려주고 있었다.
물위에서 고고한 척 우아를 떨지만 물 밑에서는 오두방정을 떨며 발을 젓고 있는 백조의 숨겨진 모습 말이다.
여자의 인생은 그런것인가 보다. 아니 그래야만 좀더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가 적던, 나이가 많던.....우아한 백조의 가치를 위해 끝임없이 물밑작업을 쉬지않고 해야 하는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나이들어 가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은 약간의 너그러움과 넘치지 않는 분명함 그리고 부끄러움을 아는 지혜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이 먹는다는건 더 나은..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과 같이 계속적인 자신과의 싸움을 해나가면서 보이지 않는 노력을 쉴새없이 해나가면 되는 거구나..특별한게 있는게 아니구나 ..이책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인생선배들의 말이 조금 위로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언가 거창하지 않는, 소박한 그녀들의 태도가 마음에 걸렸다.
책속에는 지은이 외에도 여성8인이 등장하는데 몇몇 그녀들의 커리어는 대단해 보이고 남들보다 튀어보였지만 그 능력과는 다르게 삶의 태도는 참 평범하고 겸손해 보였다. 진짜 평범한 동네 언니보다 더 말이다. 여기서 한가지 안타까운 마음이 스며들었다.
'참 멋진 그녀들인데 왜 그녀들은 저렇게 담담한가 '
수많은 남성들은 자신들의 권리와 명예와 부를 과대확장해서 떠벌이는데 그녀들은 그저 묵묵히 자신들의 삶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니....
커리어와 가정과 아이들을 같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남자들과는 비교도 안돼는 3중고의 힘겨움 속에서 그래도 아직 한없이 작은 사람들마냥 스스로를 추스리고 갈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니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자는 좀더 강해보이면 안돼는 걸까...좀더 화려해보이면 안돼는 걸까...이것도 힘들고 저것도 힘들고 그런 와중에서도 멋진것을 해내었다는 약간의 화려한 포장이라도 걸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괜한 것일까? 솔직하고 소박한 그녀들의 짧은 메세지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뿌리내려온 유교사상을 바탕으로한 조신함을 강조하는 우리네 문화가 그녀들을 그렇게 소박하게 만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좀더 알차고 당당하고 멋진 젊은 우리가 기성세대와는 또다른, 나이듦을 뛰어넘어 맛있고 재미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