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8
인생은 다정하지 않다. 우리 모두에게 막판에는 그렇다.
우리 어깨에 부담을 더하고 발걸음에 무게를 더한다. 우리가 아끼는 걸 찢어발기고 영혼을 후회로 단련시킨다.
인생에 승자는 없다. 결국은 잃는 게 인생이다. 젊음, 외모.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것들. 나는 가끔 인간을 진정으로 나이 들게 하는 것은 세월의 흐름이 아니라 아끼는 사람들과 사물들의 소멸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식의 나이 듦은 주사를 맞아도, 필러로 채워도 매끈해지지 않는다. 눈빛에서 아픔이 드러난다. 너무 많은 걸 접한 눈은 항상 그 사람의 속내를 드러내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