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 | 52 | 53 | 54 | 55 | 56 | 57 | 5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꼈던 일상이 반복되면서 희망도, 사랑도, 환희도 없이 살아가게 되었다.

열정을 찾기엔 너무 늦어버린 나이, 나이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편견, 사실 두려움과 게으름이 원인이다.

즉흥적인 것, 소소하게 저지를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한 '딴짓'

 

 

 딴짓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겐 쉬운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습관처럼 달라붙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변화일 수도 있다. 내가 정한 딴짓은 즉흥적인 것, 소소하게 저지를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를 발견해내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인간과 공간 그리고 시간에 대한 범위가 달라졌다. 그 속에서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그리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의 삶 속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 그들이 있다. 그들의 공간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 속에 그들이 존재한다. 

 그렇다. 나는 어느새 딴짓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게 되었다. p.6-7 「프롤로그」

 

 

앞선 프롤로그와는 달리 작가는 도전을 일상으로 만들어버리고 변화를 습관처럼 쉬운 일로 만들어버린다.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야구에 빠져들어서는 바로 뒷날 야구장으로 향하고, 

야구글러브와 복장까지 제대로 갖추고 아마추어 야구 시합을 구경가서는 시구자가 되기도 하고,

마흔이 넘어 자전거를 배우더니 라이딩을 위해 중앙선을 타기도 하고,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하는가 하면,

거부감이 드는 낚시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깨더니 매대와 좌대를 헷갈려 할만큼 낚시에 빠지기도 한다.

 

본명 강혜목으로 이미 많은 책을 낸 작가가 '앙덕리 강 작가'로 이름을 바꾸고 낸 책이라 

작가가 앙덕리에 정착하고 앙덕리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는 에세이 일꺼라 예상했지만

사실 작가는 5년간 제주도를 제집 드나들듯 다니며 제주도로 작업실을 옮기려 계획했지만 그 사이 제주도는 많이 변했고 

우연히 프랑스 어느 산골마을 이름과 닮은 경기도 양평군 앙덕리로 이주까지의 과정을 들려주고 있다.

쿠바, 일본, 인도, 울릉도, 남산, 태백산, 설악산, 제주도, 해인사 등 무수히 많은 여행지를 여행하지만 

여행자의 생활이 삶이 되어버린 작가이기에 이 도전과 엄청난 배경무대들이 거창하게 부풀리거나 젠체하지 않고 

'소소한 일탈을 저지르며 작성한 일상여행기'로 『딴, 짓』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따뜻하고 편리한 도심에서 그냥 계속 생활하지. 왜 이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와서 사는 거야?"

 지인이 묻는다.

 "고마움을 모르잖아."

 "고마움을 이런 기본적인 것에서 알아야 해? 상수도는 생활의 기본이야. 기본적인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이유가 뭐야?"

 "……나는 여행자야, 여행자는 변수로 인해 행복해져. 그래서 행복해." p.301

 

 

'라이프 스타일'에도 유행이 있다.

한때 어딜가나 '웰빙'바람이 불었다. 그 많던 '웰빙'이 어디갔나 무섭게 

너도나도 '힐링'을 빠르게 소비하더니 '힐링'은 본 뜻을 잃어버리고 '힐링'이라 쓰면 '허세'라고 읽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요즘은 '킨포크 라이프'란 단어가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연친화적인 이미지, 포틀랜드식 소품이미지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시사상식사전에 기재된 의미 그대로 

'자연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킨포크 라이프'가 맞다면,

앙덕리 강 작가의 일상속에 스며든 야구, 자전거, 낚시. 

도심을 벗어난 앙덕리로의 이주. 

그리고 불쑥 찾아가도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동네 주민이 되겠다는 결심.

이 소소한 딴짓들이 내가 본 첫번째 '킨포크 라이프'일 것이다. 

 


"따뜻하고 편리한 도심에서 그냥 계속 생활하지. 왜 이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와서 사는 거야?"
지인이 묻는다.
"고마움을 모르잖아."
"고마움을 이런 기본적인 것에서 알아야 해? 상수도는 생활의 기본이야. 기본적인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이유가 뭐야?"
"……나는 여행자야, 여행자는 변수로 인해 행복해져. 그래서 행복해." p.301

딴짓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겐 쉬운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습관처럼 달라붙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변화일 수도 있다. 내가 정한 딴짓은 즉흥적인 것, 소소하게 저지를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를 발견해내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인간과 공간 그리고 시간에 대한 범위가 달라졌다. 그 속에서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그리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의 삶 속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 그들이 있다. 그들의 공간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 속에 그들이 존재한다.
그렇다. 나는 어느새 딴짓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게 되었다. p.6-7 「프롤로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 | 52 | 53 | 54 | 55 | 56 | 57 | 5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