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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을희망 > 나아가라! 젊음아!
- [할인행사]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오타케 시노부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왼손을 쭉 뻗어봐라. 그리고 한바퀴 돌아봐.
지금 그린 원이 너라는 인간의 크기다.
그 원안은 안전해. 그안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어

....시시해.
권투란 원을 깨고 부숴서 바깥의 것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렇지만 밖은 위험한 것들이 잔뜩있어.
그래도 하겠니?

고를 보았다. 가라....가는거야 그렇게 외치는 이를 보았다.
죽어라 연애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세상이 연애이야기를 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이정호를 보았다.
그리고 내가 이정호가 된다.

집안은 평온하다 어머니가 가끔 들락날락하지만..
그러나 밖은 전쟁터다.제 멋대로 이름을 지어놓고 나를 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적들은 나의 소중한 친구도 죽였다.
나의 멋진 선생님이자 유일하게 존경한 그를 빼앗았다.
다음 날 우리는 정말 굉장한걸 볼 수 있었는데..난 그걸 들을 수 있었는데...
그리고 내 여자친구도 나를 떠났다. 그 제멋대로 붙여진 이름때문에.

내버러둬 제발 좀 내버려둬 민족이니 그런게 머가 중요해
내 소중한 것들을 난 지키고 싶을뿐인데 내버려 두란 말야.
부숴. 부숴버릴꺼야.


그렇게 살아있는 눈빛으로 이정호. 스기하라는 외친다.
그건 이 세상 모든 소수자들의 외침이다.

이름이 머지? 장미는 장미라고 불리지 않아도
여전히 향기로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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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늘연못 > 최고의 경제 교양서적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지음, 이승환 옮김 / 김영사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주류 경제학을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운영 선생님의 '저 낮은 경제학을 위하여'나 '레테를 위한 비망록' 같이 심금을 울렸던 책을 뺀다면 경제학 책으로는 역시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 책을 표지가 덜렁덜렁하게 닳도록 제가 가까이 하는 것은.... 우선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책이기 때문이고 둘째로 그 유모어와 재치가 이승환이라는 걸출한 번역자를 만나 잘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용이 충실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사실 제 살아온 내력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전 경제학과 졸업 쯤에야 이 책을 만났는데 아마도 먼저 읽었다면 경제학의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졸업식날 동양경제사를 하시는 노교수님을 찾아뵈었을 때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 때 저는 의대로 방향을 틀었었습니다. " 이보게. 사실 나도 어린 시절에 경제학과 의학, 신학 중에 무엇에 매진할 것인가 고민한 적이 있네. 비참한 이웃을 질병과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의사가 될 것인가? 영혼의 구원을 위해 신학을 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의 원인인 조국 근대화를 위해 경제학자가 될 것인가?나는 고민했었네.  인간에게 20대와 30대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꽃과 같은 창조성의 시절이지. 제발 그 시절이 시들지 않게 하게. 10년을 소진한다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일이야." 40이 다 된 지금 교수님의 절절한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저는 틈만 나면 이것 저것 경제서적을 읽습니다. 그것은 다시 고향땅을 밟는 실향민의 벅찬 감동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막스 경제학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저이지만 이 책에 대해서 만큼은 무척 후합니다. 친구들과 교수님들이 있었던 시끌벅적하고 유쾌한 교실로 저를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책의 머리말에는 이 책이 영미 경제사에 초점을 맞출 것임과, 경제학사의 핵심을 명쾌하고 유쾌하게 설명할 것임을 말합니다. 경제학을 우울한 과학이라고 비웃었던 칼라일을 비웃어 주자고 말합니다. " 지하에 계실 경제학자의 영령들이 '우하하'하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음을 터뜨리게 하자. 적어도 그것이 우리가 그들의 유산을 깡그리 망각하고 세계경제를 11세기 시절로 후퇴시키는 것을 보고 땅을 치며 통곡하게끔 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그가 서있는 곳이 어디이든 자신의 위치를 명쾌히 유쾌하게 밝히는 사람을, 저는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토드, 당신은 저에게는 또하나의 선생님입니다. 저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으며 배꼽을 잡고 웃으며 어떻게 꼬리를 잡아볼 수 없을까 또다른 대안은 없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과 함께한 시간은 항상 저에게 사고의 유연성과 여유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참고로 유쾌한 경제학 교양서적으로 '김덕수 교수의 통쾌한 경제학'과 박찬희 교수의 '인생을 바꾸는 게임의 법칙' ,  유시민 선생의 '경제학 카페'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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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거울아, 거울아 빨간 사과를 다오!
루비레드 - 삶의 숨은 진실을 찾는 15편의 심리동화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영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솔직히 이 책에 대한 설명만 듣고 동화를 재해석해서 이 동화는 이런 관점에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 식으로 쓰여져 있기를 바랬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예전에 읽었던 동화들이 아이들이 읽기에 얼마나 잔인한 것들로 가득 차 있는 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새로운 시각을 심리학자인 저자로부터 얻기를 원했다. 하지만 읽어보니 내가 원하던 그런 책이 아니었다. 단순하게 작가가 새로운 시각으로 쓴 각색한 동화 몇편과 창작물이 있을 뿐이었다.


<백설공주>로 우리가 알고 있는  Snow White에 대해서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루비 레드>보다 더 좋은 책이 있다. 에드 맥베인이 추리 형식으로 쓴 동화 이름을 딴 매슈 호프 시리즈 중 하나인  Snow White and Rose Red가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이 작가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


누구나는 아니겠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 자신을 닮았음 바라던 것이 닮지 않은 부분만이 눈에 뜨일때 부모들은 자식에게 실망하기도 할 것이다. 또 엄마들은 흔히 딸들에게 ‘너는 나처럼 살지 말아라.’라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의 얘기라면 수긍이 가는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것보다는 왜 계모일 수밖에 없었나가 동화에 대한 심리적 해석이었어야 한다고 본다. 그 시대 어머니를 나쁘게 그리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었지 않았을까가 내 생각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왜 항상 빠지는 건지 그것에 대한 해석도 부족하다. <루비 레드>에도 아버지는 존재감이 없다. 아버지로 인해 일어난다고 말은 하지만 실상 아버지는 철저하게 배재된다. <백설공주>에서처럼. 그것에 대한 심리적 성찰도 부족했다. 또 다른 하나의 미완성적인 동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존의 동화를 다시 쓴 것이 아닌 것 같은 작품들은 오히려 독특하다. 괜찮은 SF 단편을 보는 느낌을 준다. 너무 성적인 면에 집착하는 것이 흠이고 여성에 대해서만 경직된 시선이 아쉽지만 <하늘 너머 하늘>이라던가 <잃어버린 것들의 요정>은 좋았다.


물론 누군가의 작품과 비슷해 보이는 작품도 더러 보인다. 인간의 생각이란 한정된 것이라 심리학자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기존의 동화 중 그래도 <거위>는 괜찮았지만 이런 얘기는 우리도 하던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탐욕, 성욕, 소유욕, 집착과 지배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결국 저자는 우리가 늘 아는 것과 같이 버리고 같이 이루고 감싸 안으며 포용하는 잠언과 같은 결말을 보여준다.


다 읽고 나서 우리가 도대체 동화를 읽고 자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했다. 그것,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그림 형제의 동화라던가 안데르센의 동화들이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하게 쓰여졌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아이들을 위해 읽힐 것이 없던 시대에 그저 생각없이 읽히던 것이 습관처럼 내려온 것은 아닐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어떤 부모도 아이들에게 잔인한 동화를 읽어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읽어주고 읽게 하는 것이다. 우린 아직도 아이들에게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를 읽어준다. 아무 생각없이. 그런 것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보다는 적어도 읽어줄 책들이 많은 오늘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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