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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일 경제학
크리스 앤더슨 지음, 이노무브그룹 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근래에는 저널리스트들이 경제학 서적을 다수 저술하고 있다. 처음에는 흥미를 가지고 읽어보았으나 별로 차별화 되지 않고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어 쉽게 흥미를 잃곤 했다. 때문에 저널리즘 경제학은 되도록 읽지 않으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잘못된 선입견이었음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웹 2.0이란 말은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다수가 참여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생산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인터넷 문화. 그런데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 웹 2.0이 만들어낸 세상은 직접 확인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어떠한 영향과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지는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이에 대해 웹2.0의 경제적 영향을 탁월하게 분석한 책이 롱테일 경제학이다.
롱테일이란 수요곡선에 꼬리처럼 길게 이어지는 부분을 말한다. 흔히 간략히 그래프를 그릴 때에는 이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리지만 이 부분은 더 이상 무시할수 없는 커다란 영향을 지닌 부분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탁월한 발견이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적 발전과 웹 2.0이라는 패러다임의 혁명으로 시장은 20/80의 법칙에서 롱테일 법칙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즉, 기존의 분석대로라면 상위20%에 해당하는 히트 상품이 매출의 80%의 차지해야하지만 이제 시장에서는 개별적으로는 미미해 보이는 꼬리부분들을 합하였을 때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롱테일 중요한 발견은 생각보다 꼬리가 길며, 현재 그 영향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틈새상품이 모이면 중요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은 3가지 동인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 생산도구의 대중화이다. 인터넷과 PC의 보급으로 생산도구가 대중화되자 프로암(Pro-Am)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아마추어는 특정한 것에 대한 사랑과 애착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단순히 금전적 보상에 대한 반응으로서 이상의 능동적 생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둘째, 유통구조의 대중화로 인한 유통비 절감이다. 온라인 집산지로서 이베이나 아마존닷컴등은 재고품의 물품보관비를 혁신적으로 줄이고,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관계를 재설정하여 재고품을 늘림으로서 비용을 더욱 절감시켰다. 또한 주문자 생산방식과 순수 디지털 제품은 재고 자체가 필요 없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수요의 지역적 분포를 감안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즉 매장과 고객의 장소가 판매에 전혀 관계가 없도록 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셋째, 수요와 공급의 연결이다. 사람들은 흔히 히트 상품(잘 팔리는 상품)에 비해 롱테일 상품(인기도 하위 80%에 해당하는 상품)이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업적 소매유통의 체에 걸려 빛을 보지 못하거나 특정 개인의 취향에는 특별히 잘 맞아 효용을 더 높일 수 있지만 유통되지 못하고 있는 상품들이 존재한다. 이제 바야흐로 세상은 정보의 시대에서 추천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롱테일 상품에 대한 오해는 좋은 필터링을 통해 불식시킬 수 있다. 즉, 추천, 후기, 평가 등을 블로그나 해당사이트에 작성함으로서 사람들은 자신에서 적합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로 인해 종전에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에서 수요와 공급이 이어질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저자는 이제 시대는 대량생산(massproduction)의 체제에서 대량맞춤(mass customization)의 체제로, 주류 미디어에 걸러진 ‘정수기 문화’에서 각자의 기호와 관심에 따른 문화로 변해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히트상품 중심의 주류 문화가 종전보다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감소하고, 롱테일의 꼬리에 해당하는 틈새문화도 더욱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에서 바야흐로 사람들은 선택을 제한하던 부자유에서 벗어나 무한 선택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으로 인한 시장의 변화를 추상적이지 않은 구체적인 방법들로 분석해 내었다. 구글, 이베이, 레고, 키친에이드, 세일즈포스 닷컴, 랩소디, 아이튠스, 아마존 닷컴 등 유수기업의 실제 자료를 가지고 사례분석을 해내었으며, 구체적 통계자료들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단지 외국서적이다 보니 국내의 사례는 미미한 편이라 국내기업을 바탕으로 한 친숙한 사례분석은 찾아보기 힘들고 사례가 조금 난삽한 경향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시장 변화를 분석해내고, 이를 학술적으로 체계화 시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온 공로에 비한다면 이러한 경미한 문제들은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한마디로 꼭 읽어보아야 하는 획기적인 책임에 틀림없다. 앨빈토플러가 말한 부의 이동이 이런 것이 아닐런지. 특히 뉴미디어와 새로운 인터넷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웃분들은 꼭 읽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