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온라인 서점은 과연 무엇인가
한기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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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온라인 서점은 무엇인가』는 온라인 서점의 문제점을 짚고 온오프라인 서점이 함께 상생하는 길을 모색한다는 끄적임에 비해 내용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온라인 서점 까대기에 집중해서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아마존이 많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인데 우리나라 온라인 서점이 아마존을 모델로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온라인 서점도 망할 것이고 그들이 망쳐놓은 가격제도로 인해 오프라인 서점도 망할 것이니 도서정가제는 지켜져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요약했다면 잘 한 것 같다. 상생보단 억압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고, 한국 서점에 대한 얘기인지 일본 서점에 대한 얘기인지 모를 정도로 일본 글을 많이 인용해서 건너뛴 부분이 많았다. 한국의 인터넷 서점 현황과 대책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저자가 모델로 삼는 일본의 온라인 서점은 단순 database외에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공간이다. 왕복 16차선 고속도로 만들어 놨더니 목수가 달구지 끌고다니자고 주장하는 모양이 아닌가? 온라인 서점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면 영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이다. 결국엔 망할 것이니 그 전에 망해서 오프라인 서점이 잘 살아보자는 주장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

다만 이 책이 씌여진 시기가 2000년 말 이기에 현재의 법제도와 비춰볼 때 달라진 부분이 없지않다. 현재 도서정가제는 시행중이며 발행 후 1년 미만의 책은 의무적으로 정가판매가 가능하지만 온라인 서점은 10% 할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서점은 적립금과 무료 배송 등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할인폭을 제시해서 정가제가 오히려 이전보다 못한 효과를 낳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호하려고 했던 도서 시장은 책값이 올라가고 무조건 하드커버와 여백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책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이번에도 우매한 대중들이 그런 것을 원한다고 덮어씌울 것인지 의문이다.

출판사, 오프라인 서점은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준 것이 있을까? 소수가 원하는 책을 출판해줬던가? 페이퍼백이나 포켓사이즈를 적극 지원했던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책 만큼은 안 된다고 애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처절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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