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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정민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안녕하세요. 남루틴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마치다 소노코의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입니다.
표지만 보면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일 것 같았습니다.
반짝이는 보석 속을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
그리고 '초콜릿구라미'라는 이름까지. 왠지 편안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았는데
첫 장을 넘기자마자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고, 조용했지만 오래 마음에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왜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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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책을 고를 때는 제목보다 소개글을 먼저 읽는 편입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위로.'
이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위로라는 단어는 흔하지만
파도처럼 밀려온다는 표현은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위로는 거창한 말 한마디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밀려오는 감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기 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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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일본 특유의 잔잔한 감성 소설 정도를 예상했습니다.
소소한 일상과 따뜻한 이야기.
읽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
이 책은 편안하기보다 불편한 감정을 마주하게 합니다.
가정폭력, 학교폭력, 가족과의 단절, 외로움,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누구나 한 번쯤 외면하고 싶었던 감정들을 조용히 꺼내 놓습니다.
그렇다고 끝없이 우울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처를 드러내면서도 결국은 사람을 향해 조금씩 걸어가는 이야기였습니다.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는 어떤 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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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나의 긴 이야기라기보다 여러 인물들의 삶이 이어지는 연작 단편집입니다.
각자의 상처는 모두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아픔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처음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조금씩 연결됩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하나의 긴 소설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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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아침
햇살은 밝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세상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흘러갑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그날이 자신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풍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 담담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더 놀라웠던 것은 특별한 사건보다 평범한 풍경이 더 슬프게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새소리.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은 풍경인데 그날만큼은 모두 마지막처럼 느껴집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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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이별하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작은 전철역에서 문이 닫히고, 아이는 아버지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엄마는 차갑게 말합니다.
"공생하지 못한 사람은 저렇게 보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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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는 공생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몰랐지만, 분위기만으로도 무엇을 말하는지 느낍니다.
이 장면이 유독 오래 남았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기억합니다.
말보다 분위기를 먼저 기억하고, 표정을 기억하고, 그날의 공기를 기억합니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삶을 오래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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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학교폭력이 등장합니다.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황을 바꾸는 장면이 나옵니다.
억지로 통쾌함을 만들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조금씩 관계를 바꾸어 갑니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됐습니다.
직장도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의 관계가 성숙해질 줄 알았는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볼 때도 있습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무너지게 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말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루틴의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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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절대 판단할 수 없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병원 원장님도 계시고, 간호사 선생님도 계시고, 거래처 직원분들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뚝뚝하거나 차갑게 느껴졌던 분들이 시간이 지나 대화를 나눠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밝아 보였던 사람이 누구보다 큰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책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사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특히 첫 번째 이야기에서 생일을 마지막 날로 정하는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주인공은 죽음을 생각하지만 세상은 평소와 똑같이 흘러갑니다.
매미는 울고, 아이들은 웃고, 햇살은 평소처럼 비춥니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버티기 가장 힘든 하루일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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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앞으로는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삶과 연결해 본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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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하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처음에는 행동만 보고 판단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왜 저렇게 행동할까.
왜 말을 하지 않을까.
왜 혼자 있으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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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지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정환경.
어린 시절의 경험.
부모님과의 관계.
경제적인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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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면 처음 가졌던 판단이 얼마나 성급했는지 알게 되곤 했습니다.
지금 영업을 하면서도 비슷합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첫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빨리 평가하기보다 조금 더 오래 지켜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제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작품이었습니다.
아쉬웠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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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화려한 전개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건이 빠르게 이어지는 소설이라기보다 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천천히 따라가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또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자살 충동 등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어
가볍게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무게감이 있었기에 마지막에 느껴지는 작은 위로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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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처럼 잔잔한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분
마치다 소노코의 작품을 처음 읽어보고 싶은 분
연작단편집을 좋아하는 독자
인간관계와 상처,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누군가를 위로하는 책보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을 찾는 분
요즘은 빠르게 읽히는 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빨리 읽기보다 천천히 읽어야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문장을 서두르지 않고 읽다 보니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읽는 동안 큰 감동을 주기보다 조용히 마음 한편에 머물렀고
책을 덮고 난 뒤 오히려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는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큰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상처 입은 사람들의 삶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이야기를 읽고 나면 독자인 내가 위로를 받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말하지 못한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안고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전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화려한 반전보다 사람의 감정을 오래 남기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별점
★★★★☆ (4.8 / 5)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여운이 있는 소설.
읽는 속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책입니다.
한줄평
"사람의 상처를 이해하게 되면,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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