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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공화국의 비극 - 자본주의 문명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를 어떻게 파괴했나
뤽 폴리에 지음, 안수연 옮김 / 에코리브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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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없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놀고, 먹고 그저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살수는 없을까?'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여기 그런 나라가 있다.
적도 부근에 위치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 공화국.
오랜 세월, 앨버트로스의 똥이 산호초 위에 쌓여서 섬이 되었다. 앨버트로스의 똥은 세월이 지나면서 인광석으로 변해갔고, 이것으로 나우루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부자 나라가 되었다.
세금이 없는 나라, 병원도 학교도 전기료도 공짜인 나라, 결혼하면 새 집을 공짜로 주는 나라, 빈부격차가 없는 나라, 주민들의 가정부까지도 국가가 고용해 주는 나라, 고등학생들을 외국으로 공짜로 유학 보내주는 나라, 심지어 달러를 화장지로 쓸만큼 달러가 넘쳤던 나라, 세계 방방곡곡 여행다니며 흥청망청 돈을 쓰던 사람들.
새 차를 샀다면서 거리낌없이 이웃집사람에게 차 열쇠를 주었던 그 들..
기껏해야 차로 30분 정도면 일주하는 섬이지만, 그들은 차에 열광했다. 그들은 예닐곱 대의 차를 보유하며, 자동차 창문을 열어놓고 달리면 시원하다는 이유로 그저 섬 주위를 빙빙 돌기만 했다. 차에서 내리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그들을 위해 음식점에서는 차까지 그들에게 음식을 배달해준다. 그들은 요리도 하지 않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중국음식을 사러 갔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일어날 필요도 없었다.
독립해서 1980년대까지 나우루는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로 일컬어졌다.
하지만 자원은 영원하지 않았다. 영원하리라 생각했던 그들의 부는 이제 폐허가 된 땅과 각종 만성질환, 경제적 파산을 가져다 주었다.
일을 하지 않았던 그들은 현재 아기를 먹여 키우는 일조차 소홀히 하고, 집안일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국민의 78.5%가 비만이라니..
그래도 지금의 빈곤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구원의 손길일지 모른다. 먹기위해 낚시를 하게 되고, 과일도 많이 먹는 지금, 예전 부의 시대때보다 건강상태는 더 좋아졌단다.
나우루는 우리에게 자본주의의 폐혜를 보여주고있다. 이는 우리의 먼 미래일지 모른다.
자본주의의 무서움. 예전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서 자본주의의 달콤함이 주는 이면에는 그 부족의 환경, 문화의 파괴라는 재앙이 있음을 깨달았다. 남들이 가져다주는 자본주의, 어떠한 사전 대책도 없이 받아들이는 자본주의야 말로 파괴의 주범이 아닐까.
현재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문명과 자본주의에 관해 한번쯤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