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이시계
앤 타일러 지음, 장영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크크크, 어이, 찔리는거 없나?"
읽은 지는 몇달 되었지만 너무 괜찮은 책이라며 추천한 12년차 마누라인 제게 책을 읽기 시작한지 몇시간도 안된 남편이 뜬금없이 내지른 질문되겠습니다.
"음... 음... (오늘도?)약도는 내가 잘 챙겼지... 암..."
점점 작아지는 제 대답입니다.
평소 꼼꼼하고 논리적인 남편에게서 많은 지적사항들을 흔쾌히(정말입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며 독려해 주는데, 좋지요..^^) 받아들이며 천천히(? 이기적이죠, 지적해준 고마운 분은 속 터집니다..^^) 변화해 가는 낙천적이면서 덜렁대는 성격을 가진 저를 잘 아는 남편눈에 책 속에서 덜렁대면서도 뻔뻔한 여주모습에 제가 오버랩 된 거죠.
참 놀라운 작가라고 생각했어요. 절절한 사랑얘기도 아니고, 스케일이 이만큼 큰 대서사시도 아닌 것이, 달랑 소도시 중년부부의 하루동안의 행로에 지내온 과거에 대한 회상을 간간히 끼워 넣어 그렇게나 길다랗고도 지루하지 않은 맛깔난 글을 지어 내다니요... "*.*"
근대와 현대사회 할 것 없이 지구 위에 삶을 가진 사람들(음, 문명화된 도시사람이긴 해야 겠네요)이라면 누구라도 금방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편린들이 나른하게 때로는 날카롭고 헛헛하게 가슴으로 들어오지요.
자극적이지 않지만 어떤 충만함에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예요.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