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소요당(逍遙堂)
  •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 세사르 바예호
  • 12,600원 (10%700)
  • 2017-09-05
  • : 1,354


http://ch.yes24.com/Article/View/34458
새 직장에 와서 소설 쓰는 같은 팀 선배에게 이 책을 선물해드렸다. 시집 제목이 좋다고 하시길래 제목에 얽힌 일화를 얘기하며 고생한 티를 냈다. 생각이 많이 깨졌다고. 나는 예전 제목 그대로 가고 싶었지만 독자들 반응이 좋았다고. 그리고 며칠이 지나 그 선배는, 제목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제목 때문인지 손이 잘 안 간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 깨달아버렸다.


선배에게 들은 말은 그러니까 처음 들은, 이 시집에 대한 “제목 좋네” 이후의 인상인 셈이다. 고통이 지나간 후의 희망이 아니라 고통의 한가운데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 시인의 시들이 그저 ‘인생이 싫다’는 염세적 단계로 내려가버린 것 같다고 느끼는 건 너무 지나친 걸까? 물론 시인과 시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감싸고 있는 시집의 제목 때문에 ‘손이 안 간다’면 얘기는 좀 달라질 것 같다.


어쨌거나 그 선배의 말을 듣고 확실해진 건 ‘생각이 달라졌다’는 내 말은 거짓이었다는 거다. ‘제목 좋다’는 반응들이 사실 의아했던 거다.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라는 제목을 보고 시집을 펼쳐서 한 대 얻어맞고 희망에 대해 곱씹어보는 편이, ‘그래, 제목처럼 우울한 시들이구만’하며 읽는 쪽보다 훨씬 ‘시적인 경험’이라고 믿는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