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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생 백인 미국인. 일리노이주 에반스턴에서 교수 아버지와 변호사 어머니 사이의 아들로 나 시카고에서 성장했다. 햄프셔 칼리지를 거쳐 아이오와 대학에서 예술석사, 디트머스 대학에서 비교문학 석사를 취득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 교환학생으로 간 적 있고, 우간다에 체류했을 때는 트랜스를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을 때였는데 동성연애 등에 관한 우간다의 개별문화를 조사하다가, 우간다 의회가 반동성연애법안이 제의하는 바람에 위협을 느껴(추정)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 여성, 즉 MF 트랜스젠더로 살고 있다.
2021년에 결혼한 아내와 함께 뉴욕에서 살다가 지금은 콜럼비아 산타마르타에서 터를 잡았단다. 나같은 이성애자는 모르겠지만, ‘결혼한 아내’라는 표현은, MF 트랜스젠더인 토리 피터스가 여성 또는 트랜스 여성과 동성결혼을 했다는 의미다. 여성간 동성결혼의 경우 배우자는 서로를 아내라고 부른다. 즉 부부는 두 아내로 구성된다. 그렇게 알고 있다.
나는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에 관해 별 관심이 없다. 주변에 눈에 띄는 성소수자도 없다. 만일 있다면? 당연히 똑 같은 대우를 하겠다. 안 할 이유가 없으니까. 물론 속으로 조금 궁금한 게 있겠지. 그래도 하나의 질문 없이 그들과 일상의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자연스럽게 그들을 대한다 해도, 나도 모르게 언어나 행동에서 자연스럽지 못한 것을 그들이 눈치채고 기분 나빠 할 수 있겠지. 그것까지는 나도 어찌 할 수 없다. 그저 솔직하게 말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더 이상은 없다. 그들에게 신경쓰지 않는 것이 최대로 배려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은, 당연하게 많이 예민할 것이다. 다수자들이라면 아주 사소해 모른 척하고 지나칠 것에도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떡하지? 모르겠다. 다수자들은 내 옆, 주위의 사람들도 당연히 다수자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말과 행동에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혹시 말할 수도 있겠지. 먼저 자신이 소수자라고 밝히면 더 세심하게 말하고 행동하겠다고. 하지만 이럴 때마다 일일이 커밍아웃하는 소수자도, 그걸 듣고 언행에 조심하는 것도 사실 좀 웃기다. 인종이나 젠더의 경우라면 탁 보는 순간 일종의 규범, 언행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어 자연스레 조절할 수 있으나, 다수자 입장에서 눈치채기 아주 어려운 성 소수자 배려는 그래 더 힘든 것 아니던가?
나와, 내가 아는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속으로는 몰라도 겉으로는 하나같이 그들과 어떤 형태로도 성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반 정도는 있으나마나 자신한테 중요하지 않다고 하고, 나머지 반은 진저리를 치며 싫어한다. 지금 한국 꼰대 남자들의 수준이다. 젊은 세대의 시각으로 진짜 꼰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꼰대 세대한테는 이것도 많이 발전한 거다. 그렇게만 알면 좋겠다.
이 책은 미국의 톱5 출판사에서 펴낸 첫 트랜스젠더 작가의 책이라고 한다. 토리 피터스도 이게 첫 작품이라는데, 일곱 개 중요 문학상의 후보로 올라 이중 하나 PEN/헤밍웨이 상을 받았다.
근데 내가 왜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을까?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해서 ‘첫빠따’로 읽을 정도로 혹 한 이유는 뭐지? 다른 도서관에도 한 권 있어서 빌려 읽으면 될 텐데 굳이 희망도서를 신청했다는 건 어떤 계기가 있었다는 뜻. 모르겠다. 잊었다.
제목 “디트랜지션Detransition”은 이 책에 국한해 이야기하자면, 엄마 뱃속에서 나왔을 때는 아들로 호적에 입적시켰는데, 자라면서 성정체성이 여자인 것을 알게 되어 여성으로 전환transition 해, 여성으로 한동안 살다가 또 뭔가 자각을 했는지 다시 남성으로 복원 또는 환원detransition한 사람을 일컫는다. 전환과 환원을 위하여 다량의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트랜스를 위하여는 에스트로젠을, 환원을 위해서는 테스토스테론을 주사해야 하는 모양이다.
주목할 것은 트랜스 여성이 되느라 에스트로젠 처방을 6개월 정도 받으면, 진짜로 그런지 트랜스들의 대화법이 그런지 하여간 고환이 쪼글아들어 후에 디트랜스를 해 다시 남성이 되더라도 영구 임신 불가능 상태가 된단다. 물론 디트랜스 기간 동안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해 성기능은 원상으로 돌리더라도 그렇다는 말이다.
이 책에서 MF 트랜스를 해 여성 에이미가 된 인물이 등장한다. 에이미는 같은 MF트랜스 여성 리즈와 서로 아내로 살다 헤어졌다. 에이미가 여성이 된 직후, 여성으로 살기 위한 거의 모든 하드, 소프트 웨어를 리즈가 가르쳐 주었다. 이런 경우에 리즈는 에이미의 트랜스 엄마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이때 리즈는 사업에 성공해 돈이 무척 많은 개자식하고 살고 있었는데, 자기 아파트를 가지고 살던 에이미가 돈 많은 개자식의 폭행을 당하며 살던 리즈를 구해준 구석도 없지는 않다.
이렇게 살다가 에이미가 어느 하루, 선언하기를, 이제 우리는 찢어져야 하는 게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길인 거 같다고,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기 위하여 나는 다시 남자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하여 대판 싸웠겠지. 말이 그렇지, 아름다운 이별이 그렇게 많아? 이들도 서로 웬수 상태가 되어 헤어졌다. 뭐 다 그렇듯이.
리즈의 문제는 도무지 혼자 있을 줄 모르는 거다. 혼자 만의 삶, 고독으로부터 도망을 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거. 그런데 트랜스 여성이 만날 수 있는 남자들은 시스젠더 여성인 아내와 살다 모험을 즐겨보려고 길거리로 나선 남자뿐인 거 같다. 그래서 트랜스 여성한테 “남자는 다 개”라는 명제가 참이다. 리즈도 두 명의 유부남에게 큰 실연을 경험했으며, 지금 또 한 명의 잘 생기고 매혹적인 유부남 개자식과 밀회를 즐기고 있다. <디트랜지션, 베이비>의 막이 오르면 리즈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유부남 개자식의)BMW에 앉아서 콘돔을 사러 편의점에 간 그 개자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냥 보통의 한국 남자 꼰대들이 알고 있는 거라면, 매체를 통해 그나마 정보를 알게 되는 트랜스 여성들은 우리나라에서 또는 태국까지 원정을 가 음경과 고환을 제거하고, 주름진 주머니까지 싹 잘라버린 다음에 고환이 있던 서혜부에 구멍을 내 직장 위쪽으로 질을 만든 사람으로 알았을 듯하다. 그러나 책의 두 주인공급 트랜스 여성들은 음경과 고환을 달고 있다. 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아 생식능력은 없지만 책을 읽어보면 음경이 발기도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런 상태, 유방이 부풀고 젖꽂지가 도톰함에도 음경이 달린 트랜스 여성만 찾는 남자를 구하는 방법은? 20세기에는 자기들끼리의 커뮤니티가 있었겠지. 지금은 미국의 경우에 데이팅 앱에 접속해 취향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런 거 모르고 살아도 괜찮은데, 자꾸 이렇게 알려줄 필요 없는데도 정보가 넘친다.
하여간 지금 리즈가 만나는 BMW 타는 수캐는 사실 HIV 양성반응자이다. HIV 환자하고 다르다. 그래도 조금 위험한 사람이다. 리즈한테는 치명적이지 않다. 리즈는 에이즈 예방약을 복용했다. 그걸 피임약이라고 일컫는다. 리즈는 에이미와 결혼시절에 자기 아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어 했다. 위스콘신의 선량한 백인 엄마들이 지닌 여성성에 대한 갈망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렇다.
에이미가 에임스라는 이름의 남자로 환원한 후에 프로그래머로 광고회사에 들어갔다. 한 시절 아름다운 여성으로 살 수 있었을 만큼 고운 외모를 가진 남자이니 직장 안에서 여직원들한테 인기가 많았겠지? 그렇다. 그러다가 하루 여성 상사 카트리나가 에임스에게 자기 집으로 업무를 가지고 좀 오라고 했다. 남성 상사가 여직원한테 그런 지시를 내렸으면 즉시 성희롱 관련해 직장 윤리위원회 회부감이지만 여성 상사의 경우엔 그렇지 않다. 뭐 이것도 성차별이기는 한데 그냥 넘어가자.
이혼해 넓은 집을 혼자 사용하고 있는 카트리나가 에임스를 부엌으로 데려가 음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커다란 냉장고를 열고 고개를 수그려 둥근 엉덩이가 눈 앞에 활짝 드러나자, 갑자기 충동이 인 에임스가 코와 입술을 자기보다 나이도 많고 직급도 높은 카트리나의 엉덩이에 탁 밀착시켜 바지 속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냄새를 흠향하기 시작했고, 원래 그쪽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카트리나도 점점 고양되는 성적 흥분을 이겨낼 수 없었다.
이미 여성의 몸으로 여성과의 섹스를 알고 있는 에임스. 카트리나는 에임스와의 관계에서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자기 계좌의 모든 돈을 한 장의 수표에 써서 넘겨줄 수 있고, 자기 소유의 서초동 7층 건물의 등기소유권도 넘겨줄 수 있을 만한 엑스터시, 진정한 오르가슴 중에서도 오르가슴의 왕을 배알하게 된다. 그러니 둘이 쉽게 떨어질 수 있어? 계속 몇 달 연애를 하더니, 카트리나가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
트랜스여성을 졸업했지만 아직 아버지라는 틀에 적응하지 못한 에임스. 도저히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거 같지 않다. 카트리나는 정상 가정을 만들지 못하면 당장 임신중단을 선택할 거 같고, 그래도 아이는 갖고 싶다. 이때 에임스 머리에 탁 떠오른 인물이 평소에 아이를 갖고 싶어 애달캐달하던 트랜스 시절의 아내 리즈. 에임스는 서둘러 리즈에게 전화를 걸고, 만나 고민을 호소한다.
아이를 낳고, 셋이 키우자고. 트랜스 여성과 디트랜스 남성, 그리고 시스 여성이.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가족관계가 생기려 하는데 어떻게 흘러갈지 그것 참.
하지만 워낙 내가 이 동네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충격적인 스토리라도 도무지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알지 못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오히려 더 재미있어야 하건만, 일단 이들과 공감하는 데 문제가 있어서 그랬던 거 같다. 트랜스나 퀴어 하여간 성소수자들이 읽으면 공감하고 잘 썼다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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