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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거나 술 취해 있거나, 잔다.
  • 에메랄드 시티
  • 제니퍼 이건
  • 13,050원 (10%720)
  • 2022-06-27
  • :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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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제목은 모르겠고, 우리말 제목이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 크게 밑진 장편소설이 한 편 있으니 제니퍼 이건의 2010년 작품 <깡패단의 방문>. 아직 안 읽어 보셨으면 얼른 쇼핑하시라. 470쪽짜리가 10퍼센트 깎아서 12,400원이다. 이건 여사가 스물일곱 살 때인 1989년에 쓴 소설집이 오늘 독후감을 쓰는 《에메랄드 시티》. 내 속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욕을 와장창 먹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확 말해버리자. 잘 쓰는, 이라기보다 잘 쓴다고 하는 우리 작가의 소설집을 읽고 곧바로 이 책을 읽은 건 진짜 고의가 아니었는데, 아니다, 됐다. 이제 배짱이 확 쫄아들어 말할 기력 달린다. 그냥 짧게 별점으로 말하자면 똑 같은 별 넷. 어제는 자라나는 새싹한테 별 셋 주기 미안해서, 오늘은 차마 다섯, 만점까지 올리기엔 아주 조금 거시기해서.


  열한 편의 단편소설을 모았다.

  <깡패단의 방문> 독후감에서 얘기했듯이, 제니퍼 이건이 젊었을 때 다른 인간도 아니고 스티브 잡스와 (얼마나 진했는 지는 몰라도) 연애를 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에메랄드 시티》에는 부잣집 남자와 연애 또는 결혼한 여자 이야기가 제법 나온다. 모델을 꿈꾸며 미국 중서부 시골이나 북유럽에서 뉴욕으로 날아와 사진사, 아니지, 포토그래퍼 혹은 프로듀서한테 잘 보이려 안달이 난 쭉쭉빵빵하고 비쩍 마른 아가씨들도 나오고, 두 딸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는 동시에 사랑하는 아내한테 최고의 복지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하여 횡령이나 사기를 친 남편/아빠 이야기도 나온다.

  작품의 무대는 미국을 비롯해서 아프리카, 아시아, 스페인, 리비아, 멕시코 등등 대륙을 불문하고, 백만장자부터 노숙인까지 빈부를 망라한다.

  영어 소설을 우리말로 번역했다고 해도 참 재미있게 잘 읽었다. 물론 미국 작품답게 하나같이 개운한 결말, 적어도 우울하지 않고 폭망도 아닌 상태로 끝을 맺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릿한 맛을 은은하게 전하기도 하니, 제니퍼 이건, 거 참, 잘 쓰네.

  내가 지금 여기서 아무리 변죽을 울려도 확실히 직접 읽는 것에 비하지 못하니, 웬만하면 이 정도에서 독후감 접자.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권을 후르륵, 삼복에 냉콩국수 들이 마시듯 후르륵 읽어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독후감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쓰는 단어가 부족해서. 우리 작가들도 이렇게 좀 써 주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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