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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오츠의 마지막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23년에 출간했으니 이이가 여든다섯 살이었다. 열두 편의 단편소설 안에 초단편도 몇 편 있다. 평생 장편소설만 60편, 중편 정도의 노벨라가 11편, 무수한 단편소설을 쓴 소설공장 공장장 오츠. 《제로섬》을 읽으면 오츠가 은근히, 평생 퓰리처 상을 받고 싶어했던 것 같다. 즉, 퓰리처 상 후보로만 죽자사자 올라가고 거기서 미역국도 마셔보고, 바나나 껍질도 밟아보고, 김치국물 벌컥벌컥 자셔보기도 했지만 딱 한 가지, 상을 진짜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
평생 하루에 몇 시간씩 소설을 쓰고, 그게 팔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솔찮게 돈도 벌어, 스스로 생각하기에 한 시절의 유명인사가 되었으면 만족을 좀 해도 좋을 것을. 하기는 사람 욕심에 끝이 어디 있나. 많은 작품을 썼으니 시도하지 않은 장르가 없겠지만 나는 이 가운데 <사토장이의 딸>을 제일 재미있게 읽은 거 같다. “~거 같다”라고 쓴 건, <사토장이…> 읽은 지 오래됐고, 함부로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로 오츠의 작품을 많이 읽어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시지>도 인상에 남아 있다.
내가 읽은 오츠의 작품 속 남자들은 가끔 여성혐오자도 있지만 또 가끔은 진실하고 순진하고 용감한 경우도 있었다. 이제 나이가 들만큼 들어 인생의 황혼에 선 오츠는 그동안의 유행을 좇아 거의 마지막 책인 것처럼 보이는 《제로섬》에서 남자들, 출연하는 모든 남자들이 백인인데 그들 모두 노골적인 괴물이거나, 똥덩어리거나, 실수투성이거나, 패배자이거나, 비열한이다. 작년에 읽은 시그리드 누네즈의 표현에 따르면 그렇다는 거다. 이렇게 세월이 변했다고. 안 그러면 책이 덜 팔리는 모양이라고.
오츠는 기본적으로 고딕 그로테스크 작가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솔직한 소감은, 너무 나이가 들어 쓴 글이라는 것. 특히 고딕을 쓰려면 뇌가 팽팽 돌아야 할 거 같아서 하는 말이다. 사실 벌써 은퇴를 하고 명예롭게 뒷방에 앉아야 했던 건 아닐까. 오츠를 위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긴, 사람 사는 일을 어떻게 알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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