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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핫..이런 주제로 두번째 글을 쓰다니..며칠간 나를 따라 다니는 답답한 생각들과..아이스하키여행에서 돌아온 후 다 헐어버린 입안을 생각하면 다른 글이 나와야하는뎅..자꾸 가라앉는 생각에 대한 반동일까..함 써보자.
메리 포핀스와 싸운드 오브 뮤직의 공통점은?일단 뮤지컬이다.두번째,줄리 앤드류스가 나왔다.세째,책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넷째, 책보다 영화가 훨씬 뛰어난 경우이다.다섯째,가정교사가 주인공이다.여섯째, 아이들이 중요한 역이다.
메리 포핀스를 처음 본것은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이니 1977년 겨울방학때이다.그때 지금은 없어진 광화문에 있던 국제 극장에서 본것같다.엄마가 동생은 제쳐두고 나만 데리고 나가서 아빠랑 셋이 본 영화다.엄마 핑계상 어떤 영화인지 미리 나랑 보고 좋으면 동생을 보여준다 하셨는데,그게 왜 그런 자리였는지는 아직도 난 모르겠다.그 시간에 동생들은 누구랑 뭘 하고 있었을까.
영화는 내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듯 그 당시 내가 꿈꾸던 모든 것을 화면으로 보여준다.지금처럼 그래픽과 특수 효과가 발달한 때에 다시보면 좀 그렇지만 처음 봤을 당시는 대단한 충격이었다.뱅크스 집앞에 구름처럼 몰려든 가정교사 지망생들이 무지막지한 바람에 날려가던 모습.그 사이로 우아하게 우산을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상대역이었던 딕반 다이크가 발음 하던 대로 적자면 '뽀'삔스이다.특히 앞의 '뽀'에 꼭 강세가 들어가야한다.) 난간에 걸터 앉아 스르르 자동으로 이층으로 올라가는 장면이나,도저히 가방싸이즈로 봐서 들어갈수 없는 커다란 물건이 나오는 가방,키를 재면 그사람의 성격이 나오는 신기한 요술자,먹는 사람마다 맛이 틀린 액체 영양제.그걸 본 이후로 나도 그 영양제를 사달라고 그래서 엄마가 미제집에서 구해온 미제 영양제를 맛있다며 먹었다는 거 아닌가.음.이런걸 보면 역시 영상매체의 효과는 어린 순진한 아이들에게는 크다.
줄리 앤드류스는 그당시 나에겐 우상이었다.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영화배우인거나 마찬가지이다.그당시 한국에서 X수색대라고 홍종현이라는 아역배우가 나오던 드라마가 있었는데.(이걸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드라마도 나름대로 SF물로 새로운 장을 연 아동드라마였다.어린 손창민도 나왔는데) 거기에 나왔던 볼이 통통한 임예진을 보고 줄리 앤드류스를 대입하여 닮았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너무 행복해했었다.지금은 줄리는 할머니가 되었고 노래도 더이상 못하며 임예진도 늙었고 나도 같이 늙어가고 있다.(할머니가 된 줄리를 확인하러 프린세스 다이어리도 봤지 뭔가. 아 ,또하나그전에 텐이라는 깨는 영화도 기억한다.)
그 떠돌이 아저씨 딕반 다이크가 공원에 그려놓은 그림속에 들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만화와 영상이 합쳐지는 환상.수퍼칼릭프랜츠네스틱엑스카필릭도셔스(?)라는 정체불명의 신조어로 신나게 노래부르는 장면,웃는 병에 걸리면 공중에 떠있는 설정.침침체리를 부르며 굴뚝위로 연기계단을 만들어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12시만 되면 집 위의 대포를 쏘아 시간을 알려주는 퇴위 군인.바람의 방향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뀌자 떠나게 되는 마녀 메리 뽀삔스...그 해에만 그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지기 전에 3번을 보았다.그리고도 극장에 다시 올려질 때마다 다시보자고 엄마를 졸라대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몇년 만에 싸운드 오브 뮤직으로 다시 찾아온 그녀..싸운드 오브 뮤직이 먼저 찍은 건지 나중인지 모르지만 내가 본 순서는 암튼 그러했다.그런데 예전의 곱게 화장했던 메리 뽀삔스는 없고 털털한 수녀 마리아가 되어서 처음은 사실 좀 실망했었다.어린 마음에 그래도 예쁘게 나온걸 보고 싶었나부다.아.그러나 잊을 수 없는 노래와 감동적인 이야기에 어찌 마음을 빼기지 않으랴.주저없이 이 영화를 나의 훼이보릿으로 꼽는다.
마리아 메잇스 미 러브 하며 킬킬대던 수녀님들,트랩 대령 집앞에서 자신감을 갖자며 일부러 크게 노래를 부르고선 옆발을 삐끗하며 비틀거리며 들어가던 장면,아이엠 세븐틴 고잉온 에잇틴 아아 윌 테잌 케어 오브 유 하며 수작(?)을 부리던 그 청춘 남녀.나중에 어른이 되어 그 가사를 보니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생각이 들더만.고작 한 살차이면서 난 어려서 잘 모르니 널 디펜드 한다. 넌 너무 어리고 순진하니 내가 이제 케어해줄께.그러던 롤프가 히틀러 편이 되어 리즈 트랩 일가를 쫒는 장면은 얼마나 나를 배신감에 떨게 만들었던가.무뚝뚝한 트랩 대령과 마리아의 사랑보다 그 풋풋한 사랑이 이제 커가는 나에게 더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요들 송을 부르며 인형극을 하던 장면.질투심에 불타며 저런 걸 저기 애들은 갖고 노는 구나 하면서 보았던 장면이다.그러고 보니 메리뽀삔스에도 그 아이들이 갖고 놀던 인형집이 너무 탐이 났었다 마술땜에 저절로 움직이던 병정들도.
커튼으로 놀이옷을 만들어 입고 도레미송을 부르던 명장면.도레미송은 어려서 제일 먼저 배웠던 영어 노래다.그땐 영어 알파벳도 몰라 한글로 그 발음 그대로 써놓고 따라 부르며 외워버려서 아직도 콩글리시로 기억한다는..
나중에 중학생때 이 영화의 원본이었던 마리아 트랩이 쓴 책을 보게 되었는데 영화에서 나온 부분은 그 책의 앞부분 절반이었다.영화에서 나오지 않은 부분은 그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사는 이야기였는데, 뭐랄까 조금은 미국 찬양이 배여있어 그 당시에도 뭐이래? 이랬던 거 같다.좀 드문 케이스이긴 한데 책보다 영화가 훨씬 천배 만배는 더 좋은 경우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그 음악 때문이다. 바로 이 영화의 타이틀이기도 한 싸운드 오브 뮤직때문인 것이다. 정말 완벽한 제목이었다.
메리뽀삔스도 책이 나중에 출간되어 그것도 보았는데 무척 실망했었다.그 이유는 메리가 영화처럼 사랑스럽지 않고 마녀 단어 느낌 그대로 좀 괴팍한 인물로 그려진 것이다.영화에선 메리가 독특하긴 했어도 그렇게 고약하진 않았는데다가 책속의 이야기도 에피소드 위주여서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최근에 시공사에서 메리뽀삔스 책이 시리즈로 여러권 나온 걸로 봤는데 그때 기억때문에 감히 볼수가 없었다.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해리포터류의 상상력을 무지 발휘하게 하는 재미난 설정임은 틀림없다고 본다.
아까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메리 뽀삔스를 듣다가 같은 디즈니 씨디에 담긴 알라딘 주제가를 소리 높여 부르고 왔는데 담엔 그 만화영화를 함 써봐야겠다.만화 최초로 가슴 설레이게 한 ,그것도 아줌마를 설레게 한 만화영화 알라딘 기대하시라!!
음..확실히...기분이 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