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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amoo  2023-10-04 07:22  좋아요  l (0)
  • 김환기가 내린 결론은 당대성에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합류시키자는 것이었던 것 같다. 내 생각에 이는 올바른 결정이었다. 여기서 이 당대성이라는 말은 참 애매하다. 당대성을 (미국이나 서구의) 시대가 포착하고자 하는 어떤 사상을 둘러싼 지성적 논쟁점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그 대척점에는, 김환기 자신의 지역성(로컬리티, 즉 한국적인 것)이 있게 된다. 즉, 당대성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지역성은 최소한으로, 배경으로만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이 그 당대의 주류의 언어와 사고, 논리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혹은 그런 언어, 사고, 논리를 창안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이 말을 철저하게 반박하고 싶다. 세계적 고민 속에서 운동하는 것만이 세계적이다. 만일 한국적인 어떤 것이 그러한 고민을 형상화하고, 거기에 일정한 빛을 던져주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런 한에서만 그 한국적인 것은 세계적인 것에 속하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이 매우 인상깊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는 말이 요즘 회자되고 이는 한국 드라마와 BTS때문인듯하지만...저두 위클리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저도 시대성이라는 화두 같아요. 이걸 어떻게 그림으로 형상화시키느냐가 그 작가의 퀄러티를 결정짓는 척도 같다고 요즘 느낍니다. 그럴려면 미학 이전에 현대철학의 논쟁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특히 추상은 그렇다고 봐요. 당대가 포착하고자 하는 어떤 사상을 둘러싼 지성적 논쟁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듯해요. 이 당대성을 자신의 언어로 간파할 줄 알아야 하는데 무척 힘든 지점이긴 합니다.

    근데 이건 예술계에서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이죠. 요즘 미술작가 중에 책 안 읽는 작가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라곤합니다.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당대성을 논하기에는 너무 먼 나라 얘기 같아요. 당대성을 담아보기 위해 노력해도우리나라 미술계에선 현재까지 형상을 너무도 중하게 여겨서뤼...

    김환기의 고뇌가 무엇이었는가는...지금도 진행형인듯해요. 저도 이 책을 구매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 weekly  2023-10-04 19:15  좋아요  l (1)
  • 김환기의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죽 찾아보면서 아내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이 나네요. 아내는, 김환기의 달 항아리 그림들이 좋다고 했고, 저는 그런 그림들은 우리같은 한국 사람들에게나 정서적 울임이 있지, 저쪽 사람들에게는, 이게 뭐지? 둥근 선에 대한, 혹은 하얀 색면에 대한 연구인가, 하는 반응 밖에 이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었죠.
    그러나 어쨌든 현실은 개념의 운동사가 아니기 때문에, 현상들은 수 많은 외부 효과, 우발성 등에 의해 주조될 테지요. 그 작가가 왜 떴지? 그러면 우리는 사후적으로 근사한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겠지만, 내러티브는 그저 내러티브일 뿐일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 잭슨 폴락을 감명 깊게 본 기억이 납니다. 혹 보지 않으셨다면 꼭 보세요.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 yamoo  2023-10-05 07:06  좋아요  l (0)
  • 감사합니다. 위클리님의 추천작 꼭 보겠습니다. 저도 달항아리 그림을 부정적으로 보는데....김환기 이후 달항아리 그리는 작가 엄청 많습니다. 저는 도대체 왜 그리는지 이해가 안되는데...달항아리가 한국적 정서를 잘 나태낸다고 생각해서 그린다고 합니다. 저는 전혀 아닌 거 같은데...뭐 수요가 있으니까 줄창 그리겠죠. 우리나라에서 지명도 있는 작가 치고 달항아리 안그리는 작가가 없는 듯합니다. 잘팔린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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