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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wan이 읽은 것들
  • 용궁장의 고백
  • 조승리
  • 15,120원 (10%840)
  • 2026-03-20
  • : 6,110



에세이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의 작가 조승리의 소설. 이제부터 조승리는 더이상 나에게 에세이 작가가 아니다. 이렇게 놀랍고 독창적인 스토리텔러였다니. 띠지에 적힌 장강명 작가의 표현처럼 '머리에 불도저가 쳐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신도시에 소위 '알박기'를 하고 있는 건물이 있다. 과거에는 모텔이었지만 지금은 흉물인 '용궁장'이다.

어느밤, 용궁장에는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그 안에 거주하고 있던 이들이 모두 사망했다. 하지만 살아남은 모두는 행복해졌다. 대체 왜일까?

다섯 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고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다르다.

70대 맹인 여성이 화자인 첫번째 챕터부터 감탄이 나왔다. 시각장애인인 화자는 안마사를 하며 혼자 살아가지만 90대 치매 노모의 부양을 짊어지고 있다. 이기적인 형제들은 장애인인 그에게 노모를 떠맡겼을 뿐만 아니라, 그의 명의로 된 집까지 빼앗으려 한다. 더이상 버틸 수 없던 안마사는 교회의 도움을 받아 노모를 용궁장에 데려다 놓고 사라진다.

화자가 바뀔수록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 구조의 소설인데, 하나같이 인간 내면의 추악함과 저열한 욕망을 나타내고 있다. 다소 극단적인 설정이더라도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파헤쳐 보면 누구에게라도 있을 법한 추악함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장애인, 노인 부양, 대형 교회의 위선, 재개발 산업의 추악함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순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빨려들도록 몰입했다.

소설 속에 시각적인 묘사를 나타낸 문장을 읽을 때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조승리 작가가 중도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는데, 아마도 기억 속의 시각적 장면을 묘사했을 글이라 더 강렬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또 누구보다 인간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파악하려 했을 작가의 노고가 숨어 있음을 느꼈다. 재미있게 읽었다.


*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용궁장의고백 #조승리 #달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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