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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wan이 읽은 것들
  • 오키나와
  • 히가 스스무
  • 29,700원 (10%1,650)
  • 2025-06-10
  • : 3,335
오키나와를 일본의 제주도쯤 되는 휴양지로만 생각하곤 하지만 실은 최근 백년 사이에 엄청난 고난과 아픔이 있던 곳이다. 원래는 '류큐'라는 독립국가였지만 일본에 의해 점령되고 세계 2차 대전 때는 일본과 미국의 전투로 온 지역이 초토화되었다. 강제로 일본군에 동원되거나 자결 강요로 인해 숨진 민간인만 10만 명 이상이라고 한다.

히가 스스무의 <오키나와>는 1995년 출간된 <모래의 검>과 2010년 출간된 <마부이>를 모은 책이다. <모래의 검>은 2차 대전 당시 오키나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고 <마부이>는 전후 세대들의 삶을 다룬다.

<모래의 검>의 일곱 에피소드는 오키나와 민간인들이 겪은 전쟁을 보여준다. 만화적 생략이 있어서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숨어있는 의미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역사적 진실을 전달하는 강력한 만화의 힘이다.

저자의 어머니를 소재로 한 '어머니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또 민간인으로 끌려가 탈출했지만 결국 미군의 포로가 된 아버지의 이야기도 있다. 아버지가 하와이 수용소 시절을 좋게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적으로 미군에 대한 묘사가 일본군에 비해 호의적인 부분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열세에 몰린 일본군이 오키나와 주민을 인질로 항전을 하고 절벽에 뛰어내리게 하는 등 자결을 강요한 일화는 유명하다. 만화로 접하는 이 내용도 매우 가슴 아프고 처참했다. 그 속에서도 용기있게 행동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마부이>는 미국 점령 이후 오키나와를 보여준다. 미군 기지 건설을 위해 토지를 강탈한다든지, 주민들끼리 대립하거나 연대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의 오키나와가 지닌 문제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오키나와 출신인 작가의 애정이 만들어 낸 역작이다. 모든 에피소드가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1990년대 탑 가수인 아무로 나미에. 대표적인 오키나와 출신 스타가 공식 석상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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