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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wan이 읽은 것들
  • 세 중국인의 삶
  • 다이 시지에
  • 14,400원 (10%800)
  • 2025-01-10
  • : 740
페미나상 수상작가 다이 시지에 첫 소설집.

이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다이 시지에는 1954년 중국에서 태어나 십대시절 문화혁명을 겪었다. 그 후 프랑스로 유학하여 영화를 전공하고 2000년 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로 데뷔했다. 동명의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페미나상 수상 이력으로 당연히 여성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남성 작가였다.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다.

총 세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독특하고 기묘하다. 세 소설 모두 중국의 '귀도'라는 가상의 섬을 배경으로 하는데 그곳은 폐가전 제품이 산처럼 쌓여있어 그 배터리에서 나온 납, 수은과 같은 중금속이 땅을 오염시킨 곳이다. 오염된 땅은 귀도에 사는 인간들까지 오염시켰다.

첫번째 작품 '호찌민'.
조로증을 앓고있어 노인의 모습을 한 열 두살 소년의 이야기다. 두부를 만들어 파는 벙어리 이모와 컨테이너에 사는 소년은 어느날 거액의 돈에 그 지역의 교도소 소장에게 팔려간다. 이름조차 없는 소년에게 교도소는 '호찌민'이라고 불리며 9413번 죄수의 생애를 강제로 외우게 한다.

두번째 작품 '저수지의 보가트'.
저수지 관리인의 딸인 소녀는 겨울이면 꽁꽁 언 저수지에서 피겨 스케이팅을 연습한다. 소녀의 어머니는 얼마 전 실종되었는데 어머니는 다니던 공장에서 납에 중독되어 이상해진 뒤였다. 그러던 어느날 언 저수지에서 피겨 연습을 하던 소년은 깨진 얼음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세번째 작품 '산을 뚫는 갑옷'.
대장장이 과부의 차남인 주인공. 주인공의 형은 쇠사슬로 집앞 나무에 묶여있는데 그것은 전자제품 폐기물로 인한 납중독 때문에 광증을 앓고있기 때문이다. 차남은 운좋게 고향을 떠나 미술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아르바이트로 어느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된다.


세 편 모두 제도와 권력, 환경 오염에 피해입은 중국 소시민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전체주의, 물질주의에 대한 풍자 같기도 하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 덕분에 흥미진진하고 독특한 분위기와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낯설지만 새롭고 놀랍다. 아이러니로 가득한 블랙 코미디이면서 날카롭게 허를 찌르는 소설이다. 문장은 간결하지만 강렬하고 힘이 있다. 마술적이고 우화같은 느낌도 있어 하여간 독특하다.


색다른 느낌의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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