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의 문장들.
영문학자이자 작가인 장영희. 벌써 작고한지 16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의 글이 읽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고통과 좌절을 겪어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삶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세상과 사람들을 대하는 시선과 감정이 남다르게 마련이다. 게다가 문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면서 겹겹이 쌓인 혜안과 지혜가 더해져 더 깊이가 생겼다.
지금 우리 사회의 소위 엘리트라는 부류들이 보이는 행태와 얼마나 다른 태도인지 모른다. 평생을 좌절과 고통없이 살아서 타인이나 공동체의 가치와 연대를 무시하는 자들과 너무도 비교되었다.
이 책은 생전에 저자가 발표한 글들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담았다. 자연, 인생, 당신, 사랑, 그리고 희망이라는 다섯 가지 단어로 분류했다.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여운이 남는 문장이 등장한다.
장애인, 소수자, 암환자라는 정체성으로 치열하게 살아낸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거창하진 않아도 소소하고 진심어린 글들이다. 가끔 꺼내어 읽으면 차분한 마음이 들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