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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의 서재

어제가 처서였다고 한다. 처서가 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지고 날이 시원해진다는데, 체감하기로는 어제부터 더 더운 것 같다. 그래도 한참 더웠을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어가기 전 한 달쯤 전이었다. 더우면 더워서 그런 건지, 에어컨을 강하게 틀면 추워서 그런 건지 첫째가 침대 밑에 자꾸 들어가 있었다. 침대 밑에 들어가면 약을 먹이거나 수액을 맞힐 때 기어들어가서 애를 꺼내 오거나 침대를 끌어내거나 해야해서 좀 불편했다. 그래도 그 안에 혼자 있는게 편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수액을 맞힌 뒤 조금 있다가 약을 먹여야 해서 침대를 끌어냈더니 바닥에 편안히 앉아있는게 아니라 옆으로 쓰러져서 입까지 벌리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본 건 처음이라 깜짝 놀랐고 얼른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으로 가다보니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응급 상황이다 보니 하루 입원을 했고 그동안 응급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 다음날 퇴원을 했다. 원인을 찾아보려 여러 검사도 해보았고 약도 조절해 봤지만 찾지 못했고 노화로 인한 림프 순환 저하로 결론을 내렸다. 흉수가 계속 차서 매주 200ml 정도의 흉수를 뽑아주고 있다. 매일 체중을 재는데 흉수를 뽑고 3일 정도까지는 체중이 가파르게 오르고 그 뒤는 비슷한데 그 체중 변화가 거의 흉수의 양과 비슷하다. 한편 전반적으로 꾸준히 체중 감소가 있기에 그것도 고려해야 한다. 



흉수를 뽑아준 날은 무척 편안하게 자고, 흉수가 조금씩 차오르면 옆구리가 좀더 들썩이며 힘들게 숨을 쉬는게 보인다. 병원 가기 전 며칠은 좀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지난주에는 일찍 퇴근해서 병원에 가기 전 밥을 좀 먹이고 데려가려했더니 숨숨집 안에 옆으로 누워서 숨을 헐떡이다가 나를 보더니 개들이 짖는 것처럼 크게 짖었다. 호흡이 잘 되지 않을 때 그런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손이 막 떨렸지만 입원을 대비해 약을 챙겨서 얼른 데려갔다. 몸을 일으켜주니 입을 벌리고 숨을 쉬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누워있을 때 흉수 때문에 폐가 눌려서 숨쉬기가 더 힘든 것 같다. 



지난 겨울 많이 고생을 했었는데 날이 따뜻해지니 컨디션이 나아진 것처럼, 여름이 가고 날이 좀 시원해지면 더 나아질까 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고양이도 밥을 거부하거나 하지 않고 좋아하는 밥은 적극적으로 먹어주니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 같아서 그나마 힘이 난다.    


 

















읽으려고 구해뒀었지만 한편으론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서 읽지 않고 두었던 책들을 읽었다. 내 고양이가 나이든 고양이일 때, 장수 고양이일 때 읽으려고. 혹시나 읽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할까봐. 



<나이든 고양이와 살아가기>에는 고양이의 마지막 순간쯤에 병원에 갈 때 미리 진료비를 결제하라는 팁이 쓰여 있었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는데, 슬픈 소식을 접한 상태에서 금전문제 같은 현실 문제를 챙기는 것이 쉽지도 않고 서로 불편하기도 하다- 그런 내용이었다. 얼마전 병원에 갔는데 - 2차병원이라 그런지 아픈 고양이들이 많이 온다, 또 여름이라 중증 환자가 많은 느낌이기도 했다 - 진료실에서 대성통곡이 들려 깜짝 놀랐었다. 별로 듣고 싶지는 않은데 너무 소리가 잘 들려서, 중간에는 나조차 감정을 추스리기가 힘들어 복도로 뛰다시피 나가서 진정을 하고 들어왔다. 의사 선생님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위로의 얘기를 한참 한 뒤 보호자가 나왔고, 아이도 상자에 담겨 나왔다. 그때 겨우 마음을 다잡았을 보호자가 진료비 얘기를 꺼내며 말을 잇지 못하자 의사 선생님이 아니라며, 다음에.. 라고 얘기하시더라. 아이가 상자에 담겨 나오는 걸 보는 것도, 책에서 읽은 상황이 실제로 재현되는 걸 본 것도 힘들었다. 이런 상황을 목격했고 팁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실제 상황에서 내가 이 팁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지는 자신이 없다. 



<장수 고양이를 찾아서>는 보호자와의 인터뷰라서 좀더 마음 편하게 읽었다. 내가 아는 고양이도 몇 마리 있었는데 그 고양이들이 지금은 더이상 장수 고양이가 아니라서, 또 내 고양이가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서 마음이 무거웠다. 


여름도, 이 고비도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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