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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 14,850원 (10%820)
  • 2010-05-17
  • : 17,477
청춘, 이라는 말에는 푸른 물이 들어있다.
돌아보면 그랬다.
새로운 곳에 소속되고, 처음 자유를 만나고, 어색한 자리들을 전전하고, 하얗게 밤을 새우고, 자꾸 도시로 들어가려고 하고, 운전을 배우고, 시간이 섬광처럼 지나가고, 낯선 곳을 두리번거리고, 자꾸 취해서 쓰러지고, 난데없이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그런 시간들을 다 지나고 돌아보면, 모든 것은 마땅한 자리로 가 있었다.

신경숙은 물 같은 담백한 문장으로 이번엔 청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가장 아픈 시절이기도 했다.
왜 청춘은, 왜 아름다움은 기쁨이지만은 않을까. 왜 슬픔이고 절망이기도 할까.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내 눈물을 바깥으로 쏟아내야만 했었다면, 이번엔 가슴의 고요한 중심에 그 눈물을 내려놓게 된다.
'나의 엄마'에 대한 소회와 '나 자신'에 대한 소회가 이렇듯 다른 것이다.
너무 놀라면 눈물조차 나오지 않고 가만히 얼굴을 쓸어내리게 되는 것처럼.

소설은 열병 같은 시절을 보내고 있는, 또는 한 때 그러하였던 모든 이에게 보내는 한 통의 긴 편지 같다.
삶은 기쁨도 절망도 아니라고.
삶은 그 모든 것들을 가슴에 안고 같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옆얼굴을 보아주는 일이라고.
그리하여 이제 '나의 엄마'에게 그랬듯이, '나의 사람들'에게 다가가 깊이 안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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