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어떻게 사랑이 되나
산도 2019/10/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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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 김하나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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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18
- : 2,154
김금희 작가의 글을 읽을 땐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아마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면 펑펑 울었을 것이다.
"장군이를 가방에 넣어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갔던 오래전 그날, (...)너무 잦은 병치레를 해서 측은하고 약하게만 보이는 내 개와 함께 건너다본 그 낮의 눈 풍경이 왜 그 시절 나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듯한지. 강아지가 든 가방을 메고 있었던 건 나인데 왜 그 작은 친구의 든든한 조력을 받고 있었던 것 같은지. (71p)."
이슬아 작가의 글은 마치 내가 쓴 것처럼 공감이 되었다.
그 경험이 같다는 뜻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결이 비슷해서일 것이다.
팔이 너무 심하게 안으로 굽었다는 점도...
"탐이는 아무도 안 본 나의 별꼴을 옆에서 다 봤다. 그리고 관심 없어했다. 그 무심함이 얼마나 편안했는지 모른다. 가끔은 신기하고 놀랍고 영적인 일들이 우리 사이에 일어나기도 했지만 다들 믿기 어려울 것 같아서 말을 아낀다.(....50p)"
소설가 최은영은 5년차 캣맘인 동시에 적극적인 동물권행동의 지지자이자 참여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아가 '다른 존재에게 마땅히 가져야 할 존중'을 이야기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시작해야 할 지도.
그러나 무엇보다 내 마음을 흔들고, 울리고, 쓰다듬어준 글은 김하나 씨의 글이다.
그녀의 글에서는 많이 준비한 자의 해박함과 많이 고민한 자의 진심이 느껴진다.
김하나씨의 글은 내가 읽은 반려동물에 대한 글 중 최고다.
"사람만 보는 개의 슬픔도,
개를 잃은 사람의 슬픔도 있다.
모두 사랑의 일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슬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하지 않고 슬프지 않기보다는
슬픔까지 껴안고 사랑하기를 택한다.
동물을 사랑함은 슬픔까지 포함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슬픔보다 크다."
아홉 명의 작가 중 네 명의 글만 읽고 이른 리뷰를 남긴다.
책이 출간된지 얼마 안 되어 리뷰가 없는데, 보다 많은 이들이 읽어야할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책에 글을 쓴 아홉 명의 작가 모두가 글을 쓰며 일대일 결연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대일 결연은 입양을 가기 어려운 동물 중 한 아이에게 정기적으로 기부하여 그 생명을 돌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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