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얀찐빵 2004/12/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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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세에 자살한 여자.
그 대목이 날 처음 잡아들였다.
너무 글들이 아까워서 빨리 읽을수가 없었다. 처연한 고독을 씹으면서 자신을 해부하듯 쓴 그 글줄 하나하나가 너무 아까웠다.
그러다보니 책을 손에 잡은지 4주가 되어서야 간신히 다 읽을수가 있었다.
나하고는 40여년정도 차이나는 그 시대에 이렇게 비슷한 감수성과 의식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는것이 놀라웠고 나에게 불쑥 불쑥 찾아오는 우울과 정체 정적 고독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그에게 일종의 동지애를 느꼈다.
" 사랑이란 절정으로 승화된 순간을 말하는 것이며 가득한 순간, 자기 의식과 타의 의식이 완전히 하나가 된 순간을 말할 것이다.
순간은 포착되어 응결시켜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 '순간'들이 생의 가치의 전부인 것을 생각할 때 그리고 그것이 없다면 살 가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어떤 허망하고도 엄숙한 감동을 갖게 된다."
"영혼의 해후나 순수한 공감의 순간을 서로 가질수 있는 사람들끼리는 결코 결혼할수 없고 결혼의 전제는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린저는 말하려고 한 것 같다."
"타인이 둘이 모여서 생활을 시잘할 때 사람들은 마치 그들이 돌연 행복을 발견해야 할 의무라도 있는 듯한 태도로 임한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 있을 때도 충분히 불행했고 여러가지 문제에 싸여 있던 것이다.
그런 복잡하고 문제에 넘친 불행한 양인이 모였다고 해서 돌연 인간의 행복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일까? "
32살 생을 왜 그는 스스로 마감했을까?
그녀의 이상과 현실이 너무 서먹했으므로..?
그렇게 사랑했던 동생과 딸을 두고 왜 그랬을까?
그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서 였을 것이라는것이 나의 잠정적 결론이다.
결혼은 할수 없을거 같다. 해서는 안될거 같다.
어제는 잠시 결혼할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미래의 나를 그려볼때 생각을 다시 접었다.
영혼의 행후나 순수의 공감의 순간을 느낄수 있는 남자는 있으나
그 순간이 지속으로 이어질수 없음을 이미 알기에
현실의 냉혹함은 분명히 같이 존재하기에
결혼은 아직 물음표에서 전혀 정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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