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03/pimg_7113151093617214.jpg)
그냥 막연히 꿈꾸면서 마법처럼 좋다고 생각한 일도 막상 실제로 현실이 되고 보면 이것저것 골치 아픈 문제가 가득할 때가 많거든. 원래 세상일이 다 그래요.│53
‘돈을 번다는 것은, 남이 하기 싫은 일을 내가 하고 그 때문에 돈을 받는 것이다.’ 그 말이 맞아. 무슨 스타트업 회사라고 하면서 남들 보기에 폼나는 일, 일하는 동안 다들 재미있고 즐겁기만 한 일, 그런 멋있는 일만 하면 돈은 어디서 어떻게 떨어지는 건데.│77
은하계라는 게 한 수십조, 수백조 개는 있거든요. 저희는 그 중에 은하수라고 부르는 은하계에서 왔고요. 은하수에 있는 별 중에 태양이라는 곳이 있는 태양계에서 왔어요.│83
별이 빛나고 해가 뜨고 지고 계절이 바뀌고 그에 맞춰서 생명체가 태어나고 죽고, 이런 게 다 뭐하자는 것인지, 무엇 때문에 우리는 하필 이렇게 생긴 세상에 태어나서 짧은 삶을 살다가 사라지는 것인지, 슬프고 기쁘고 화내고 두려워하는 시간 속에서 소중히 여기고 아끼던 것들도 언젠가 다 허무하게 흩어져버리는 이 우주에서 우리는 왜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런 것들이 저희는 너무나 궁금했습니다.│84
원래 기술이 발전하면서 엄청 무서운 것 같은 일도 점점 안 무서워지는 거야.│143
#은하행성서비스센터정상영업합니다 #곽재식 #네오픽션
우주적 시점에서 보면 우리는 우주먼지만큼 조그맣고 귀여운 존재일 것이다(조구만 스튜디오의 #우리는조구만존재야 생각난다. 귀여운 브라키오🦕). 작품의 세계관에 따르면, 우주에는 여러 은하가 존재하고 그 중 한 곳에 아마 미영과 양식이 있을 테다. 우리도 있고.
별이 있는 곳엔 행성이 형성되고, 행성이 존재하면 가끔(드물지만 반드시) 생명체가 생겨난다. 생명체는 진화를 거듭해 인생사 세상사에 대해 고민하는 종족으로 발전한다. 정말 그럴까. 이미영 사장의 말처럼 공동인(목동자리 공동에 사는 우주인이랄까)은 그렇게 존재하게 된 걸까. 허구인 줄 알면서도 사실처럼 믿게 된다. 본격 SF 장르는 초면이라 대단히 기묘하고 알쏭달쏭하다(다른 작품 읽은 적 없어서 비교 불가).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사람과 환경은 생경 그 자체. 평범하지 않은 낯선 은하 속에서 현대 사회문제 비판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유일하게 김양식 이사만이 이성 있는 인간이다(김미영 사장은 도전적이며 모험적이고 약간 이상한데 초긍정형 인간).
이 책은 열두 행성 방문 서비스를 기록한 일지 비슷하다(읽어 본 바). 미영과 양식이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목적과는 너무 안 맞는 일만 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생존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는 미영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노고가 역력히 보인다. 투덜거리면서도 미영을 따르는 양식의 고충은 일개미라면 누구나 공감할 모습. 우주인도 밥벌이에 똑같이 고통받고 있구나 싶어서 묘한 동질감이 인다.
SF 입문용으로 적절하다. 다작하는 작가라니 앞으로 새로 쓸 작품이 기다려진다. 미영과 양식 시리즈인 《ㅁㅇㅇㅅ : 미영과 양식의 은하행성서비스센터》도 꼭 읽고 싶다. 오랜만에 새벽까지 몰두하게 만든 책이다.
*자음과모음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