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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서재
  •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제니퍼 프레이저
  • 23,400원 (10%1,300)
  • 2023-04-05
  • : 2,281
독서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12회차 선정 도서. 모임은 7월 6일 토요일에 가졌다. 저자인 제니퍼 프레이저는 미국에서 교사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뇌과학적 지식을 논픽션 에세이의 형태에 맞게 잘 가져다 쓰는데, 설득력이 있다. 영화 <위플래시>의 플레처 교수 같은 인물을 예로 들면서, ‘괴롭힘’을 통해 인간이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믿음인지를 뇌과학적 근거를 통해 설명해내는 식이다. 괴롭힘의 패러다임에서 공감의 패러다임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공감이 간다. 저자가 교육자다보니, 배움의 측면에서 괴롭힘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학습자의 동기 같은 것들을 파괴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는 측면도 있다. 신경과학적 지식이 조금만 있다면 안 일어날 일들이 교육 현장에서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이 책을 쓴 동기처럼도 보인다.

사실 모임에선, 이 저작이 어떤 한계를 갖는지도 많이 지적됐다. 이를테면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정신분석학에서 폭력에 대해 연구한 내용들을 너무 무시한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나치나 어떤 극우 파시스트들이 인종 차별, 성차별, 집단 학살 등을 벌이는 그들이 실은 ‘뇌과학적으로는’ 정상일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이를테면 아이히만이 그렇고. 그러니까 이 책은, 이 세계의 폭력들이 모두 “신경과학을 몰라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전제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다(물론 실제로 저자가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만 봐선 그렇게 보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해자가 피해자였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얘기를 두고도, 이것이 가해자에게 (악인에게) 서사를 만들어주어서, 이를 정당화할 위험이 있진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지적된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좋았는데, 신경가소성 개념에 대한 친절한 해설과 (물론 나는 신경가소성 얘기를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 너무너무너무 많이 접하긴 했지만), 이를 괴롭힘이라는 문제와 연결시킨 솜씨가 좋았기 때문이다. 다만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브레인HQ 앱을 통한 뇌과학적 인지 능력 향상? 운동? 명상? 이런 것들이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납작한 영미식 대책처럼 여겨지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운동은 좋지 않나. 운동은... 필요하다.... 어느 뇌과학 책을 보아도, 운동은 좋다고 하니, 여러분 운동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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