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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서재
  • 선물
  • 루이스 하이드
  • 27,000원 (10%1,500)
  • 2022-08-14
  • : 1,691

2023년 12월 중순부터 읽기 시작해 1월 말에 완독함. 660p 정도 되는 벽돌책이라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저자는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루이스 하이드. 추천사가 화려하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마거릿 애트우드, 얀 마텔, 제프 다이어 등이 추천사를 씀.

 

1부에서는 이른바 원시사회의 선물 경제와 근대 이후의 시장 경제의 차이에 주목한다. 루터와 칼뱅이 종교개혁을 통해 ‘고리대금’을 세속의 일로 규정짓고 허용하면서, 선물의 정신 보다 상품 교환의 논리가 사회의 구성 원리로서 더 강한 영향력과 지뱌력을 가지게 됐다는 점도 이야기한다. 구약에서 이방인에게는 고리대금을 허용했으나 형제에게는 고리대금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고리대금이 어떻게 선물의 정신을 훼손 혹은 파괴했는지를 논증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선물의 순환 구조와 상품의 1대1 교환 구조를 대비시켜 선물 경제의 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2부에서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예술은 선물의 속성과 상품의 속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지만, 선물의 속성을 잃으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게 된다는 게 주된 논지다. 허나 반대로 상품의 속성만 잃은 경우, 즉 선물의 속성을 갖고 있는 한 예술은 예술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한다. 예술에 담긴 선물의 정신을 체화한 미국의 두 시인 월트 휘트먼과 에즈라 파운드의 사례가 차례로 소개된다. 선물의 정신에 따라 자기 자신을 ‘너무 열어버린’ 월트 휘트먼, 그리고 시장 경제를 대체할 국가의 ‘의지’를 좇다가 무솔리니와 파시즘에 경도된 에즈라 파운드. 그들의 이야기를 좇다보면 선물의 정신이 사회에 잘 작동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예술가 개인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추천사에 쓴 것처럼 무언가를 창작하고자 하는 사람, 아니면 이미 예술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 모두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인이든, 소설가든, 미술가든, 만화가든, 영화 감독이든, 가수든, 연주자든, 배우든. 예술가의 기초 체력 혹은 예술가적 정신의 토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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