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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lar







감 놔라 배 놔라 왜 사람들은 자신의 식탁도 아닌데 위한답시고 원하지도 않는 조언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정말 위하는 마음일까? 아니면 자신의 뜻을 가스라이팅하는 걸까? 너는 내가 특별히 아끼는 사람이니까. 물론 그런 경계도 정하지 않고 말을 하는 거지만. 너는 왜 그렇게 살아? 이렇게 살아가는 게 훨씬 더 안전하고 편한데. 너만 그렇게 살아. 나는 그렇게 살아가는 게 너무 답답하고 한심해보여. 네가 그렇게 살아간다고 해서 그렇게 왜 살아? 라고 한 번도 나는 묻지 않았어. 부모자식, 형제자매, 그러니까 피가 뒤섞인 관계에서조차 그런 말을 하는 건 정말 조심해야 하는 일인데 말야. 자신의 시간이 아닌데 자신의 영역이 아닌데 자신의 사랑이 그저 최고인 줄 착각들을 하면서. 뭘 해라 뭘 하지 마, 이런 걸 왜 정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음. 독립적인 존재들끼리 마주해서 함께 하는데. 




정말 생을 가볍게 만드는, 하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 그런 걸 드디어 내가 실천할 수 있게 됐을 때. 나를 불편하게 만들면 그걸로 끝인데 그걸 몰랐어. 그냥 내가 잘못 보는 걸 수도 있으니까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하는 거잖아. 하지만 기회를 주면 그걸로 아주 심장을 시퍼렇게 멍들게 할뿐이라는 걸. 




심장이 내내 뛸 거라고 여기지. 하지만 우리의 심장은 언젠가 멈출 수밖에 없어. 검버섯과 기미와 주름으로 그득 덮인 얼굴로 맨 마지막에 어떤 생각을 하며 심장의 마지막 북소리를 들을지는 오직 스스로만이 정할 수 있는 거고. 그러니까 남의 인생에 함부로 감을 놓고 배를 놓아라 하면 너무 멍청한 일. 너는 왜 그렇게 멍청한 생각들만 그득 하고 살아? 라고 묻는 건 매일밤 같이 몸을 섞는다고 해도 해서는 안될 말. 설령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해도. 




나는 천재야. 이 말을 하지 않는 유일한 이. 천재가 나는 천재야, 라고 하는 거 나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라고 함.




미친듯이 속사포처럼 말을 퍼붓고. 




봄이 아닌 줄 알면서도 봄이라고 착각을 하고 둘 다 옷을 얇게 입고 나가 바들바들 떨었다. 미신일 줄 알면서도 그 미신을 잘 지키면 바운더리 안에서 내내 안전할 수 있으리라고 여기는 태도는 어리석지 않다. 선선하게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용서하기로 했어. 저주만 내내 하니까 지쳐서. 그래서 고백록을 쓰기로 했어. 하지만 당분간은 더 방탕하게 살아보고 싶어. 나는 그걸 자유라고 믿으니까. 여기에도 흰 머리, 저기에도 흰 머리. 황정은 소설가 이야기를 했고 김지승의 리뷰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심층적인 규정들로 인간의 모든 걸 파악할 수 있으리라고 여기는 그 태도가 너무 오만해서 나는 그쪽으로는 읽고 싶지 않아. 인간은 그렇게 심플하지 않잖아.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지 않아. 그렇게 세상을 향해서 오만한 시선을 보내고 싶지 않아. 그런 건 나를 더 시니컬하게 만들어. 




사진을 얼마나 못 찍던지, 보이는 그대로 카메라를 들이밀면 그 시선대로 모든 게 다 들어올 줄 아는데 번번이 그게 아니라는 걸 또 알게 되고. 광화문과 너머로 보이는 북악산을 바라보면서 봄이 곧 너머에서 올 것임을. 올린 사진들은 모두 그녀가 찍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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