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정념노트




우연히 문장 하나가 머릿속에서 떠올랐는데 이 말은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니고 예전에 내가 사랑했다고 착각했던 남자에게, 실제로도 그렇게 말을 하기도 하긴 했다.

Die Zeit wird zeigen, wer wen verloren hat.

올해 마지막 요가를 끝마치고난 후 각자 한 마디씩 돌아가면서 하자고 해서 말, 젊은 여성들부터 60대 초반의 여성들까지 대략 열댓명이 모여서. 저는 올해 본래의 저 자신에게로 많이 돌아갔습니다. 요가가 도움이 된 것 또한 사실입니다. 내년 역시 본래의 자신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너무 애쓰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 애쓰면서 살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고. 그게 2024년을 마무리하는 나의 마음이라는 것을.

스쳐지나가듯 알라딘 글을 두 편 읽었다. 소설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서 모두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_ 알았다. 무심하게 읽는 동안 모두 다 각자의 스토리텔링을 하는군,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아이리스 머독이 떠서 깜놀하며 아침 빨래를 널면서 들었다. 오랜만에 동생과 통화를 하며 갱년기 여성의 육체성에 대해서 또. 이야기를 듣던 동생이 폭소를 하면서 넌 정말 청소년 같구나, 라고 해서 악 하고 소리 질렀다. 윗집 아주머니가 얼마 전 민이랑 우연히 마주치면서 물었다고 한다. 언니랑 둘이 사니? 라고. 민이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마가 들으면 소리를 지르겠군, 했단다. 언니 아니라 엄마예요. 엄마. 하니 엄마가 무척 어릴 때 너 가지셨구나! 라고 하셨고. 그 이야기를 해주면 엄마가 또 소리를 지르겠군 했단다. 물론 민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필러를 녹였다. 메일 정리를 하러 들어왔다가 2024년 마무리. 내일은 2025년이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2024년은 다사다난했다. 내가 살아있는 몸이고 살아있는 정신이라는 걸 알려준 몇몇 이들 있다.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들이고. 한동안 책에 파묻혀 지낼 거지만 내년이 되면 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지낼 거라는 걸 안다. 달리기나 수영을 시작할지도. 딸아이와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곧 일어서야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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