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으로 밝은 마음가짐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더 깊이, 그 반경을 더 멀리 그 시공간을 온전하게 누릴 때 건강하게 나이들어 해피하게 죽을 수 있다_가 요지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삶은 좋지 않고 다이어트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사랑하는 이들과 맛있는 음식을 그득 누리는 것이 최고라는 건 이미 에브리바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데...... 허나 삶은 빛과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나니 제가 쉰 다 되어 다시 담배를 태우는 게 몸에 얼마나 안 좋은지 알면서도 불구하고 시작한 까닭은 다 그래도 나름 온전하게 살아보겠노라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술과 담배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물론 둘 다 하지 않는 게 제일 건강한 생활 방식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래저래 말이 참 많았는데 노구를 이끌고 술을 며칠 동안 마신 결과 와 이건 뭐 그냥 몸에 독을 쏟아들이붓는 느낌이랄까 싶어서 아무리 좋은 안주여도 어쩔 수 없이 자제할 수 밖에 없었고...... 가끔 태우는 담배는 여러모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만들어서 아직 할 만하다 싶지만 담배 오래 태워 갖가지 질병에 걸려 고생하는 선배들과 동료들을 보자면 뭐 이것도 기한을 두고 태울 수밖에 없다는......며칠 동안 마음 고생했더니 눈가에 주름이 그득 생겨서 오 맙소사 거울 너머의 자신을 보고 오늘 아침 나지막히 외치고 말았습니다. 아이씨 이 녀석 하나 때문에 며칠 신경 썼다고 이 고운 얼굴에 주름이 그득이라니. 그래도 오늘 아침 우연히 사랑하는 김혜숙 선생님이 단체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해서...... 암튼 동양인 여성 최초로 회장직을 맡으셨다고 해서 아 이 자그마한 동양 여성들은 대체 어디까지 뻗어나갈 것인가요, 기사를 읽다가 모두 다 상상계에서 시작된 거네, 라고 또 혼자서 고개를 주억주억. 그래도 나름 살아보겠노라고 열심히 영양크림을 눈가에 그득 발라 일단 다크 서클을 가리고난 후에 단백질 음료를 다 마시고난 후 다른 상상계를 향해서 따박따박. 며칠 폭식했더니 청바지가 들어가지 않아서 억지로 몸을 청바지에 꾸겨넣고 오후 일정. 폭식했다면서 크림 들어간 에스프레소 마시고 담배 한대 펴야지, 하고 므흣해하는 걸 보면 인간 참 단순하다 싶은 마음. 건강하게 나이 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뭐 그런 발악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은. 실은 얼마 전에 불안증이 다시 도져서 아 어쩌지 어쩌지 하고 손톱을 물어뜯다가 렛잇비 하고 이건 모두 호르몬의 농간에 불과하니 사흘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 하고 호르몬의 농간에 못 이겨 알라딘에 폭주해서 책을 미친듯 지를까봐 민이가 며칠 내내 감시. 신년을 맞이하여 물론 아직 신년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년을 맞이해서 몸도 영혼도 정화해야지 싶은 마음으로 우연히 집에서 나뒹굴던 책을 (이건 분명 내 돈 주고 산 책은 아닌듯, 어디서 얻어온 거 같은데) 쓰윽 훑고난 후 반야심경을 가방 안에 쓱 집어넣고 오후 일정 보러 운동화에 발을 집어넣다가 내가 빡친 포인트가 어디였는지 알고 다시 운동화 벗고 거울 보고 이래저래 다 말을 쏟아내고났더니 그나마 좀 속이 풀려서 다시 헤헤헤 웃었다. 이너 피스를 얻기가 이토록 어려운 일이건만 무슨 나이 쉰이 지천명이라고 공자 할배가 이야기했다지만 주변 쉰 언저리에 있는 인간들 살아가는 거 보니 지천명은 무슨 개뿔...... 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하고 아 안돼 긍정적인 인간이 되어야지, 싶어 다시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하고 이너 피스, 나마스떼 하고 억지로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이렇게 어려워요,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일이. 건강하게 나이 들어 죽을 때 피스_를 굳이 외치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만. 새해에는 좀 더 긍정적인 지천명이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그래도 이 책 읽는 동안에 마음에 드는 할머니 인터뷰 보자면 하고 싶은 건 가능하면 두루두루 많이, 그러니까 자기 욕망에 충실해지기. 역시 어리숙한가 싶지만 뭐 그건 각자의 삶의 태도. 일단 가보는 걸로. 어쩌면 자기 욕망에 솔직해지고 충실해진다는 게 자기 인생길을 만들어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싶었다. 이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