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또한 인종주의의 자의성이 그것의 억압성을 더욱 심화시켰음을 보여준다. 그 누구도, 국경 맞은편에 사는 사람들의 차이점이 ‘심층 심리‘나 유전자와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해 보인 적이 없다. 민족의 지리적 경계란 대개 왕가의 우연한 사고나 전쟁에서의 승패에 따라 결정되지 않았던가. 또한, 그누구도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의 미세한 유전적 차이가 문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입증한 적이 없다. 더군다나 한 민족 안에서 발견되는 차이점들은 민족들 사이의 차이점들과 같거나 혹은 그보다 더 크다. 하지만 바로 이렇게 모호한 기준들 덕분에, 인종주의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어떤 목적으로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세기 초까지만 해도 아리아 인종과 리틴 인종의 대조적인 특징들이 일상적으로 거론되었다. 이제는 모든 유럽인이 이슬람에 대한 투쟁으로 하나가 된 것처럼 말한다. 어떤 이들은 영국인과 아일랜드인이 서로 다른 인종이라 생각하고, 어떤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급할 필요조차 없지만, 그러한 견해차는 과학적 탐구의 결과가 아니다. 인종주의는 체계화된 편견에 불과하다.- P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