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의 실수
젼 2014/01/07 16:18
젼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남자를 위하여
- 김형경
- 12,150원 (10%↓
130) - 2013-11-25
: 3,147
큰 애를 낳고 키우며 "나"라는 존재에 대해 절실히 고민하던 시절, 김형경 작가의 "사람 풍경"과 "천개의 공감"을 만났다. 읽는 내내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무릎을 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덥석 손을 뻗은 "남자를 위하여".
이 책을 접하며 난 두 가지 실수를 했다.
하나는 책을 읽기 전에 "팟캐스트 창비 책다방"을 먼저 들었던 것.
영화보러 가기 전에 "출발 비디오여행"을 보게 되면 생기는 두 가지 착각이 있다. 바로 보지도 않고 봤다고 착각하는 것, 그리고 거기에 나온 부분이 작품의 전체라고 오해하는 것. 난 "책다방"을 먼저 듣는 바람에 이 두 가지 착각을 하고 말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데도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번째 실수는 잘못된 기대를 했다는 것.
둘째로 아들을 낳고 키우며, "남자"라는 존재를 아기 때부터 접할 기회를 얻었다. 그런 나의 "남자"에 대한 고민은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의 성장에 대한 고민. 여자인 엄마가 남자인 아들의 성인기까지를 얼마나 이해하고 접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그러나 이런, 이 책에는 그 부분이 없었다. 아니, 당연한 것이었다. 작가의 고민의 대상인 남자들은 모두 성인기이후의 남자들이었으니...
우물이 아닌 곳에서 물 달라고 하는 짝이었다.
작가 본인이 말했듯이 20대를 타겟으로 하고, 30대가 가장 열광하는 책을 40대인 내가 읽은 것이 실수였다.
그랬기에, 내겐 남자 "개개인"의 심리분석에 초점을 맞춘 전반부보다는 사회 전반에 대한 통찰로 이어진 후반부가 훨씬 매력적이었다.
특히 [3부 남자의 위험한 감정] 부분에 나온 식민지 시대를 지나온 남자 어른들에 대한 이해는 김형경 작가의 통찰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3, 4부를 읽고나니, 작가의 다음 테마가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한국사회"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