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에서>
속담을 공부하려면 우선 속담 사전이나 속담이 가득 실린 책을 살펴보면서 어떤 속담들이 있는지 훑어보는 것이 좋아요. 속담이 어떤 것인지 한번 살펴보는 거예요. 그러면 속담의 형식과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대략 눈에 들어오지요. -중략-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담을 재미있게, 즐겁게, 적절하게 사용하는 거예요. 속담은 선조들이 우리에게 준 지혜의 선물이니까요.
<122p 중에서>
"석구야, 너 웬일이니?"
옆에서 예나가 속닥거렸어요.
"뭐가?"
"어떻게 결승까지 올라왔냐고. 놀라운데?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예나는 새삼 석구의 실력에 놀라는 눈치였어요.
"흥! 무슨 그런 소리를!"
- 본문중에서 -
운 좋게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된 이 책. 다 읽고난 소감은 "오, 생각보다 좋은데?"이다. 기본적으로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한 책은 선호하지 않는데, 이 책은 속담을 알려주기 위한 형식적인 면에서 딱 맞는 책인 듯하다.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 딸네 선생님이 목요일마다 속담을 하나씩 가르쳐주신다. 언어전달의 의미가 강해서 속담풀이는 부모님의 몫으로 주신다. 그 덕분에 아이와 관련 속담에 관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러니 이 책은 우리에게 시기적절하게 찾아온 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딸녀석은 책이 오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반을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에도, 화장실에 갈 때마다 들고가더니 읽고 읽고 또 읽고, 아주 마르고 닳도록 읽는다. 엄마와의 대화만으로는 해소되지 않았던 속담용례가 이야기 형식으로 나와있으니 아주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다.
이야기의 플롯은 단순하다. 잘하는 것이 별로 없는 석구라는 3학년 남자아이가 속담에 재미를 붙여 마지막엔 속담대회에서 우승한다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한번의 좌절과 재기도 경험한다. 그리고 예쁘지만 새침하고 지는 것을 싫어하는 예나라는 친구가 라이벌로 등장한다.
31가지 속담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풀어져 나온다. 관련 속담과 반대되는 속담도 용례와 함께 나와서 속담을 알기 쉽게 익히기에 좋다.
전형적인 등장인물과 단순한 플롯이 아쉽지만, 내용 안에서 속담을 풀어내야한다는 목적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어른의 시점과 달리, 아이들은 이 단순한 플롯이 적당한 듯도 하다.
우리 딸이 석구가 새침한 예나를 이기고 속담대회에서 우승하는 장면만 읽고 또 읽는 것을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