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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 행복한 울릉인
  • 감독 :
  • 주연 :
  • 개봉일 : 0001-01-01
  • 평점 :

친구와 미로스페이스에서 봤다
 

암 생각없이, 울릉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보자했는데
역시
영화를 보고 나면 몹시 울릉도에 가고 싶어진다
 

영화는 울릉도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이상호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상호 할아버지는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할아버지의 꿈은 돈을 모아 집도 사고, 결혼도 하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일흔이 넘으셨다
 

도동에 살며 매일 항으로 나가 일을 구하지만
할아버지에게까지 돌아오는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늘 항구 주변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산다


이상호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도동에 사는 울릉도 주민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담겨있다

 

아쉬운 점은 나레이션이 너무 직선적이라 불편했다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코치 하는 정도의 멘트만 있으면 좋았을텐데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장면에도 멘트가 들어가고...
암튼, 좀 별로...

 

영화를 보고 느낀 건 딱 두 가지다

아, 울릉도 가자.
오징어회가 먹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랑이라는 신비로운 것에 대한 일렁임이다

이상호 할아버지는 결혼하고 싶어한다
항구에 있는 어떤 아주머니를 좀 좋아한다
그래서 그 아주머니만 보면 쓰다듬고 만진다

(이게 절대 변태같은 그런게 아니다
마치 꼬마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 한 번 더 만져보려 하는 그런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솔직한 손길이다)

일 없이 항구 한켠에 앉아 바다를 보는 할아버지의 눈은 텅 비어있다
일렁이는 바다만 가득 담긴 빈 눈동자

그런데 그 아주머니 앞에서는 눈이 빛난다
할아버지의 표정이 변하고
얼굴에 애틋한 감정이 담긴다

사랑하면 그렇게 된다는 걸 몰랐던 것도 아닌데
새삼 할아버지의 아무 것도 담기지 않은 솔직한 눈빛에
내 가슴이 다 일렁일렁거렸다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의 눈빛도 그렇게 애틋하게 빛나는데,
서른이 된 나도 그렇게 빛나고 싶다
망설이지 말고,
두려워 하지 말고,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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