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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다
오늘부터 중간고사기간인데 아들은 일요일 저녁부터 몸의 이상을 느끼고 어제 아침 신속항원으로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중간고사 대비한다며 나름 열심히 공부 준비하며 한달 전부터 스터디카페에 다녔다. 그런데 어제 확진되어 오늘부터 실시되는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대신 기말시험 대비 인정점수를 부여받는다는데 이게 정말 합리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으로는 코로나를 숨기고 학교에 가서 시험보라고 하고 싶었다. 머리 싸매고 한숨 쉬는 아들이 이번 시험 준비로 고생했는데 그 결과를 확인받지 못하게 되자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안쓰러웠다.

확진자들만 따로 모아 시험 볼 수는 없는건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어느새 고2가 된 아들에게는 대입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시험인데 응시하지 못한다니 너무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아픈 아이들에게 시험을 보게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시험 응시기회를 주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하면서 다음 기말시험부터는 응시기회를 준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결정으로 여하튼 내 아이는 피해를 보게 되었다.

아들은 ˝엄마 난 왜케 뒷북이지..예전에 독감도 다 끝나갈 무렵 혼자 걸리고, 이번에도 우리반에선 나만 걸려서 빠져˝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오늘 일을 우린 언젠가 기억하고 있을까? 이번 시험보다 더 중요한 시험은 계속해서 있어. 이 일로 인해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하니
˝에휴 다시 계획을 세워볼게. 기말시험을 잘 봐야지. 살면서 좋은 경험했다 생각해야지 뭐.˝한다.
˝이건 좋지않은 경험 아냐?˝ 아들은 ˝좋은걸로 해˝하며 일괄했다.
나보다도 더 속이 깊은 아들은 공부하느라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며 잘 먹고 얼른 회복할게라며 나를 오히려 안심시킨다.

아들, 솔직히 엄만 안 괜찮은데..오히려 네가 더 괜찮다하니 속상한 마음이 조금 달래진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줘. 고맙다, 잘 자라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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